배우 조여정이 부친의 ‘빚투’(#빚Too·나도 떼였다) 피해자 ㄱ씨 부부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 30여분 간 이어진 대화 속에서 그는 아버지 대신 고개 숙여 진심어린 사죄의 말을 전했고, 결국 ㄱ씨 부부도 딸 같은 조여정의 손을 맞잡으며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다.

8일 ‘스포츠경향’ 취재 결과 조여정은 7일 부친의 ‘빚투’ 피해자인 ㄱ씨를 서울 은평구 한 카페에서 만나 사죄했다. 조여정이 직접 사과하는 장면은 ㄱ씨의 제보로 ‘스포츠경향’ 카메라에 포착됐다. 많은 말이 오간 이들의 만남과 대화를 [말말말]로 재구성했다.

이날 조여정은 오후 9시가 넘어 직접 ㄱ씨 부부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그 자리에서 조여정은 “아버지 친구라 더욱 만나서 사죄하고 싶었다. 피해를 당한 그 억울한 마음을 나도 알기 때문에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었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그러자 ㄱ씨는 14년간 돈을 받지 못한 설움을 얘기하며 “가슴앓이 하다보니 분한 마음도 생겼다. 누구나 잘못할 수도 있고 실수도 하지만 그 이후 반성하는 기미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이렇게 네가 찾아오겠다고 하니 한편으론 미안하고 감사하더라”고 답했다.

첫 만남에서 손을 꼭 잡았던 양측은 잠시 무슨 말로 운을 떼야 할 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조여정은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배우로서 ‘혹시나 안 좋은 말 날까’ 정말 조심해서 살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알게 되곤 원망할 데도 없더라.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지 않으냐”며 “기사를 통해서야 이 자세한 얘기를 접할 수 있었다. 연락은 끊겼지만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 줄 아니, ㄱ씨가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다치고 원통했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버지였다면 절대로 숨지 않았을 거다”며 “이렇게 나라도 나와서 사과를 하면 ㄱ씨가 마음이 풀릴까 싶어 직접 찾아뵙게 됐다. 제 얼굴 보고 그동안 노여웠던 마음을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여정은 이뿐만 아니라 ㄱ씨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며 3000만원의 위로금을 약속했다. 조여정의 진심어린 사과는 ㄱ씨 부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긴 대화 끝에 ㄱ씨 부부는 “이렇게 만나 얘기하면서 치유하는 거다. 조여정도 제2의 피해자 아니냐. 아버지가 한 일을 자식이라 짊어진 거다. 마음고생 정말 많이 했다”며 조여정의 등을 다독였고, 조여정은 다시 한 번 정중히 사과했다.

지난 6일 조여정은 부친 조 모씨가 14년 전 고향 지인인 ㄱ씨에게 3억 여원을 빌린 뒤 지금껏 갚지 않으며 연락을 피하고 있다는 ‘빚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논란 이후 소속사를 통해 “딸로서 사죄드리며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냈고, 다음날 이를 직접 지킨 셈이다.

한편 조여정은 지난 1997년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 <완벽한 아내> <로맨스가 필요해>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등 다수 드라마와 <인간중독> <후궁:제왕의 첩> <방자전> 등 영화서 사랑을 받았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 새 드라마 <아름다운 세상> 출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