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최근 한국어가 ‘제2외국어’처럼 통용된다.

한국인 행정가 8명이 현장 곳곳에서 원활한 대회 진행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신만길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국장이 그 대표격이다. 신만길 국장은 월드컵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의 국가 대항전인 아시안컵을 총괄하는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그는 2007년 대한축구협회에서 AFC로 파견된 뒤 10여년간 주요 국제대회 운영을 책임진 베테랑 행정가다.

신만길 국장의 지휘 아래 아시안컵 전반을 관리하는 행정가의 면면도 한국인을 빼놓을 수 없다. 유진호 AFC 경기국 과장은 프로젝트 매니저로 아시안컵의 전반적인 운영을 관리하고 있다. 이승헌 AFC 미디어국 과장도 미디어오퍼레이션 코디네이터로 이번 대회에서 언론과 소통을 책임진다.

여기에 4년 전 호주 대회와 비교해 아시안컵 규모가 역대 최다인 24개국으로 늘어난 것도 한국인 행정가의 수요를 높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정태남 국가대표지원팀장과 최승범 기술교육팀장, 지윤미 마케팅팀 과장, 안효진 대외교류지원팀 사원 등 4명을 파견했다. 정태남 팀장은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의 운영을 맡고, 지윤미 과장은 샤르자흐의 샤르자흐 스타디움 마케팅을 책임진다. 안효진 사원도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언론 담당관으로 활동한다. 최승범 팀장은 아시안컵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TCG)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 아시아 축구의 동향을 분석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이밖에 호주 아시안컵에서 활동했던 프리랜서 행정가 임희나씨도 이번 대회 의전담당을 맡았다.

이승헌 과장은 “대회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한국인 행정가의 위상도 높아졌다”며 “아시안컵이 매끄럽게 운영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