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 아리사발라(24·첼시)의 교체 항명을 두고 팬들은 물론 축구계 전반에서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과거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해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세 무리뉴(56)는 24일(현지시간) DAZN 중계 도중 케파의 교체 거부 사태가 일어나자 “정말 슬픈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나는 운 좋게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았다”며 “케파는 그의 성격과 자신감,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첼시의 레전드 존 테리는 이날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번호판이 올라가면 선수는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케파는 감독에게 존경심을 보였어야 했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했다.

전 첼시의 선수 크리스 서튼은 더욱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케파 같은 선수가 다신 첼시에서 뛰어선 안 된다”며 “이런 광경은 본 적 조차 없다. 왜 다른 선수들은 케파를 내보내지 않았냐”고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갖고 있는 앨런 시이러도 분노했다.

그는 이날 ‘더 선’에 기고문을 올리며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60)은 그의 권위를 악화시킨 케파를 쫓아낼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케파는 수백만명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독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이는 단지 지금 첼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요약할 뿐”이라고 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레프 루크 에드먼즈 기자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케파가 교체를 거부하고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은 최악의 장면”이라며 “케파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내가 첼시 팬이라면 케파의 행동력에 완벽하게 격분했을 것”이라고 썼다.

또한 그는 “팀 동료들이 케파에게 경기장에서 나가라고 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라커룸이 통제 불능 상태라는 것”이라며 “첼시에게는 존중과 팀 규율이 없다”고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케파를 두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행동이다.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했다”고 평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케파에게 5.5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매기고 “연장까지는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사리 감독과 마찰이 있었고 아게로의 PK를 막아내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반면 당사자인 사리 감독은 케파를 두둔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케파가 근육경련을 두려워해 승부차기에서 뛰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근육경련이 아니었다”며 “케파가 옳았지만 표현을 잘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케파는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2018-2019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에 출전해 연장 풀타임까지 소화하며 승부차기까지 나섰으나 3-4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케파는 연장 13분 통증을 호소했고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한 뒤 경기장에 남아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가 끝난 뒤 첼시 팬들은 물론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케파의 SNS 계정을 찾아가 비판을 퍼부었다. 영어는 물론 전 세계 각국 언어로 이뤄진 욕설 댓글들이 이어졌다.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케파는 이날 자신의 SNS에 “사리 감독 결정에 불복종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끝까지 열정적으로 하려 했고 오해가 생겼다”고 썼다.

해당 소식을 접한 국내 축구 팬들 역시 첼시의 라커룸 분위기를 지적하면서 “사리 감독 몸에 사리가 생길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