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한줄평 : 왜 이제야 봤을까

놀이동산보다 더 흥미로운 애니메이션이 나타났다. 기발한 상상력은 물론 감동과 메시지까지 모두 잡았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마저 매료시킨 애니메이션 <몬스터 랜드>(감독 아르튀르 드 팽, 알렉시스 듀코드, 원제 Zombillenium)다. 얼마나 매력적이냐고? 개봉일이 지나 소개한 게 유감일 정도다.

<몬스터 랜드>는 놀이공원에 갔던 아빠가 좀비가 된 뒤 위기에 빠진 ‘몬스터 랜드’를 구하는 모험물이다. 좀비, 뱀파이어, 유령, 늑대인간 등 우리가 아는 괴물들이 총출동해 74분 필름 위를 가득 채운다.

이 작품은 기존 상업영화보다 다소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그 안에 재미와 의미, 웃음과 감동,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꽉꽉 눌러 담아낸다. 통쾌한 권선징악이 큰 얼개지만, 세부적으로 만인 평등 사상, 약자에 대한 배려,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일침 등 사회적 메시지를 집어넣어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 이상의 완성도를 이뤄낸다. 일중독에 출세주의자던 안전 담당 공무원 ‘엑토르’가 우연한 사고로 좀비가 된 뒤 괴물 사회에 적응해가며 영웅으로 각성해나가는 과정에 이런 화두들을 이물감 없이 던지니, 성인 관객도 큰 기대 없이 보다가 흠뻑 빠지게 된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얕잡아 본 이라면, 어느 순간 팔짱이 스르르 풀려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딸 ‘루시’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좀비’ 아빠의 부성애는 보는 이를 뭉클하게 한다. 프랑스 작품이지만, 국내 관객에게도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기도 하다.

독창적인 그림체와 신나는 BGM 등도 ‘보는 맛’을 배가한다. 마치 한 편의 짧은 뮤지컬을 본 듯한 시청각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다만 단점을 꼽자면, 예비관객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한글번역 제목과 포스터다. 작품의 세련된 화법과 독창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매무새라 아쉽다.

<몬스터 랜드>는 지난 16일 개봉돼, 극장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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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참패지수 : 2.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