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로부터 수억대의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이 매니저 김모씨와 이른바 ‘노예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머니투데이는 “유진박이 매년 수입금에서 1억 5000만원까지 매니저가 가져가도록 한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 이에 유진박이 매니저에게 경제적으로 착취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가 입수한 2017년 유진박의 성년 후견인 지정을 위한 절차에 따르면 유진박은 김씨와 지난 2016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서 유진박이 벌어들이는 수입 중 매년 1억 5000만원은 무조건 김씨가 가져가도록 약정됐다. 초과분의 경우 김씨와 유진박이 절반씩 나눠 갖도록 했다. 또한 계약서에는 모든 돈 관리가 김씨에게 일임돼 있어 유진박은 수입과 지출 내역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박은 2009년 감금 사건 이후 한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2015년 어머니가 사망한 뒤부터는 매니저 김씨와 생활했다. 김씨는 유진박에 대한 신상보호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던 점을 이유로 1억 5000만원의 우선권을 주장했다.

법원은 유진박의 후견인으로 ㄱ재단을 지정했다. 이에 ㄱ재단은 유진박과 매니저 간 불공정한 계약을 수정하려 했다. 그러나 법원 결정 일주일여 만에 유진박의 이모가 법원에 청구를 취하하면서 법원의 성년 후견인 결정은 무산됐고 ㄱ재단이 하려던 것은 수포로 돌아갔다. 유진박은 이후 한국에서 매니저와 단둘이 생활하며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니저 김씨는 5월 23일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유진박 명의로 약 1억 800만원어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 6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유진박은 6월 13일 경찰에 출석해 김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