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이가 220골은 채워야죠.”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올 여름 주포의 이탈로 받은 충격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장신 골잡이 김신욱이 상하이 선화로 떠나는 것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전력을 보강하면서 남은 선수들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모라이스 감독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9라운드 성남F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내가 화를 낸다고 (김)신욱이가 남겠느냐”며 “아직 선수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에 추이를 살펴보면서 대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욱은 최근 최강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상하이 이적설이 불거졌다. 상하이는 김신욱의 이적료(약 70억원)와 연봉(약 50억원·이상 추정지) 모두 거액을 제시해 사실상 이적을 결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라이스 감독조차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사실 (최 감독이 이끌던) 다롄 시절에도 김신욱을 데려가려는 제안은 있었다”며 “그 때는 선수가 가겠다는 입장은 아니었는데 이틀 전(5일)에 제안이 왔을 때는 각오는 했다. 그래도 당장일 줄은 몰랐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K리그 3팀이 우승을 다투고 있다. 팀에서 득점 비중이 가장 높은 선수가 중간에 떠난다는 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모라이스 감독은 일단 전북 구단의 조치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직 구단에선 이적이 마무리 단계라는 이야기만 전해줬다”며 “신욱이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신욱이 상하이행을 최종 결정짓는다면 하루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모라이스 감독은 “최소한 김신욱보다 잘하는 선수를 데려와야 팬과 구단, 리그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성남전이 끝나고 구단과 미팅을 가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후보군은 토종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채운 상황이라 아드리아노와 티아고 등이 팀을 떠나는 조치가 잇따른다. 모라이스 감독은 “K리그에서 뛰는 국내 선수에는 후보가 없다”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금액이 마땅치 않아서 이 부분도 구단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전술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신욱이가 없어도 우리는 우승 전력”이라며 “구단도 대책은 있으니 이적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국이가 오늘 K리그 통산 220골을 넣으면 된다. 수원전에서 멋지게 잘 넣었으니 앞으로 19골만 더 넣기를 바라고 있다”는 가벼운 농담과 함께 “남은 문제는 코칭스태프의 숙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