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가장 많은 돈이 몰려드는 프로축구리그는 단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9일 오전 1시를 기해 여름 이적시장이 모두 마감됐는데, 이번에도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이 선수 이적료로 지출되며 남다른 씀씀이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적 시장 종료와 함께 EPL이 이적 시장에서 지출한 총 금액을 산출했다. 그 결과 EPL은 무려 14억1000만파운드(약 2조707억원)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 5대리그 순위를 매긴 결과 EPL의 뒤를 이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억파운드(약 1조6156억원)로 그 뒤를 이었고 이탈리아 세리에A(9억3500만파운드), 독일 분데스리가(6억500만파운드), 프랑스 리그앙(3억7500만파운드) 순으로 집계됐다.

EPL이 선수 영입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막대한 ‘수입’ 때문이다. 그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중계권료다. EPL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중계권 계약으로만 20억파운드(약 2조9381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 중계권료는 각 구단에 균등 분배된다. EPL이 총 20개 팀으로 구성돼 있으니 팀당 1억 파운드(약 1469억원)를 버는 셈이다.

따라서 EPL의 경우는 하위권 팀이어도 타리그 상위권 팀 못지 않은 금액을 이적료로 쓸 수 있다. 프리메라리가 전체 이적료의 3분의2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빅3’에 몰려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애스턴 빌라는 EPL의 ‘풍족함’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팀이다. 3년만에 EPL로 승격한 애스턴 빌라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충격을 준 팀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애스턴 빌라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무려 1억4450만파운드(약 2123억원)의 이적료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스턴 빌라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한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1억4800만파운드) 뿐으로, 첼시(4000만파운드)나 맨체스터 시티(1억3480만파운드) 같은 빅클럽도 애스턴 빌라만큼 돈을 쓰지는 않았다.

EPL 팀들이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비싼 이적료를 지불한 선수는 바로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26)였다. 맥과이어는 레스터 시티를 떠나 맨유로 이적했는데, 맨유가 레스터시티에 지불한 이적료가 자그만치 8000만파운드(약 1175억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