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의 얼굴 공개와 증언들이 이어졌다.

MBC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25일 방송에서 이춘재의 사진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이춘재의 모친과 지인들의 인터뷰도 함께 내보냈다.

이춘재는 1994년 처제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5년째 수감 중인 상태다. 이춘재는 처제를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넣은 주스를 마시게 했고 정신을 잃은 처제를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그가 시신을 처리와 유기 방법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9번째 희생자와 매우 흡사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이춘재는 화성 사건의 용의자군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경찰 205만명이 동원됐는데 우리가 농락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재의 동창은 “조용한 친구이고 혼자 있기 좋아한 친구여서 모두가 놀랐다”며 “열등감이라고 할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어렸을 때 분노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춘재의 친모 역시 아들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 남편이나 집안, 시동생들도 착했는데 이렇게 돼 내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다”며 “(처제살인사건은)전처가 가출을 해 홧김에 얼떨결에 저지른 죄”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춘재는 불량하고 나쁜 애가 아니다. 군대도 잘 다녀오고 회사도 다녔다”며 “부모 일도 잘 도와줬다. 나는 절대 아니라고 믿고 믿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1995년 당시 법원 판결문은 이춘재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춘재는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하고 아이와 아내를 심하게 구타했다고 표현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당시 용의자 이춘재를 본 목격자도 나왔다. 그는 사건 당시 자신이 용의자로 지목돼 수십차례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이춘재를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9차 사건이 발생한 1990년에는 직접 사건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이춘재를 용의자로 주장했지만 경찰들은 “저 사람은 아니다”며 확신했고 결국 이춘재는 당시 용의자군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춘재의 얼굴이 공개됐다. 이마가 넓고 갸름한 얼굴에 뽀죡한 턱은 30년 전 그려진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와 흡사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