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아자르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것을 “제7의 천국”에 비유한 바 있다. 뛰고 싶었던 팀에서 어릴 적 우상이었던 지네딘 지단 감독과 함께 하게 돼 더없이 행복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아자르가 레알 마드리드 팬들까지 ‘제7의 천국’으로 인도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기대했던 ‘아자르 효과’가 아직까진 잠잠하기 때문이다.

아자르는 30일 현재 라리가 3경기에 출장했지만 아직 골과 도움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6골15도움으로 경기당 1개꼴에 육박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런 수준이다. 새로운 팀, 새로운 리그, 새로운 나라에서 새출발하는 것은 늘 쉽지 않다. 더구나 아자르는 시즌 개막 직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레알 마드리드의 시즌 첫 3경기를 결장했다. 지난 14일 레반테전서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폼도, 리듬도 완벽히 돌아온 건 아니다.

골과 도움은 물론 모든 수치가 첼시 시절과 비교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당 키패스는 1.3개로 전 시즌 첼시에서 기록한 2.6개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드리블 돌파는 3.7개에서 1.3개로, 경기당 슈팅수도 2.5개에서 1개로 감소했다.

수치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순간의 번뜩임으로 경기를 결정짓는 마법사의 면모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선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고 후반 32분 교체아웃됐다. “덩치 큰 어른들에게 부딪쳐 나가 떨어지는 소년처럼 보였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였다.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도 조금만 못하면 야유를 보낼 정도로 선수들에게 가혹한 것으로 악명 높은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아자르를 그냥 내버려둘 리가 없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아자르를 뚱뚱보로 만든 합성사진이나 ‘바르셀로나 골키퍼 테어 슈테겐이 아자르보다 더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월드클래스가 아닌 재난 클래스’ ‘지난 시즌 첼시에서 뛰던 그 아자르가 맞나’라는 등의 아자르를 조롱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르고 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명언도 있지만 팬들은 원래 인내심이 없다. 물론 지단 감독은 팬들과 다르다. 지단은 기다릴 줄 안다. 지단은 “우리는 아자르가 어떤 선수인지 알고 있다. 그는 곧 응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듬과 폼을 되찾을 약간의 시간, 지금 아자르에게 필요한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