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톱스타 주윤발(周潤發·저우룬파)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홍콩 시위 현장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10일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주윤발은 지난 4일 검은색 옷, 모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주윤발은 자신을 알아본 팬으로부터 사진을 함께 찍자는 요청을 받았다. 평소 팬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그는 팬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줬다고 한다. 이후 이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올려 화제가 됐다.

이날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계엄령과 마찬가지인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발동해 다음 날인 5일 0시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을 때다. 이 법은 공공 집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이 시민에게 마스크를 강제로 벗길 수 있다는 조항을 담았다. 법을 위반할 경우 최고 1년 징역형이나 2만5000홍콩달러(한화 약 38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복면금지법 발표에 반발한 홍콩 시위대는 이날 오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큰 항의 집회를 벌였다. 해당 현장에 주윤발이 함께했다. 주윤발은 이번 홍콩 시위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검은색 마스크 차림으로 시위에 참여한 것이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복면금지법’에 대한 저항이라는 분석이다.

홍콩 누리꾼들은 주윤발의 행동에 “그는 역시 다르다” “괜히 영웅인 것이 아니다” “우리의 큰형님이다” “누구보다 홍콩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역시 멋있다”라는 찬사를 표했다.

앞서 주윤발은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혁명’ 당시에도 지지를 표했다가 중국 내 활동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돈은 조금만 벌어도 된다”라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주윤발은 홍콩 영화 전성기를 이끈 스타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그는 영화 ‘영웅본색’에서 바바리코트와 입에 문 성냥개비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