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이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5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기생충’은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진행된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등 5관왕의 기록을 세웠다.

김혜수와 유연석의 공동 MC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감독상에 처음 호명됐다. 봉준호 감독은 “영광이다. 같이 후보에 올랐던 소중한 감독들. 대부분 후배 감독들이라 내가 민폐 끼치는 거 같아 죄송하다. 근데 나도 ‘청룡영화상’ 감독상은 처음이다. 한국어 영화로 처음 받는 거다. 나름 받고 싶었던 상이다. 너그러이 봐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 영화에 가장 창의적인 기생충이 되어 한국 영화 산업에 영원히 기생하는 그런 창작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조여정은 눈물을 흘리며 “‘기생충’ 캐릭터는 내가 정말 많이 사랑했다. 사랑도 했고, 사랑도 받아서 비현실적이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연기가 내 짝사랑이라고 받아들이게 됐다. 언제라도 버림 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절대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원동력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이 상을 받았다고 사랑이 이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겠다. 앞으로도 늘, 사실 뻔한 말이지만 묵묵히 걸어가 보겠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잘, 열심히, 짝사랑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고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너무 늦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진 거 같다는 건데, 스스로는 이만한 얼굴이나 몸매가 될 때까지 그 시간이 분명히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오늘같이 다양한, 재능있는 후보들과 함께 있다가 상을 받게 돼 더 영광스러운 거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기생충’으로 주목받게 되니까 약간 겁이 났다”며 “‘기생충’ 말고 다른 작품에 더 많은 시간을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더 몰두하면서 서울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혹시나 자만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근데 이 상 받고 보니까 며칠은 쉬어도 될 거 같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남우주연상은 ‘증인’의 정우성에게 돌아갔다. 정우성은 “앉아서 시상식 보는데 불현듯 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말을 장난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받았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뒷자리에서 설경구가 ‘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수상 응원해줬는데 바람이 현실이 되어서 얼떨떨하다. ‘청룡영화상’ 꽤 많이 참여했는데 남우주연상은 처음 타게 됐다.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까 이렇게 상을 받게 됐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 열연을 펼친 조우진은 남우조연상 호명에 “정말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이 일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다면 버텨야만 한다면 이 상을 지표 삼아서 늘 그랬듯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시 다졌다.

남녀신인상은 ‘양자물리학’ 박해수와 ‘미성년’ 김혜준이 받았다. 박해수는 “오늘 생일이다. 태어난 이유가 분명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누군가를 위로하고 힘이 되고 치유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서 해왔다. 아직도 갈 길이 많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힘 받으라고 주신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즐거워했고, 김혜준 역시 “날 보는 사람들이 따뜻한 위로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도록 늘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40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기생충’

▲감독상=봉준호(‘기생충’)

▲남우주연상=정우성(‘증인’)

▲여우주연상=조여정(‘기생충’)

▲남우조연상=조우진(‘국가부도의 날’)

▲여우조연상=이정은(‘기생충’)

▲신인남우상=박해수(‘양자물리학’)

▲신인여우상=김혜준(‘미성년’)

▲신인감독상=이상근(‘엑시트’)

▲각본상=김보라(‘벌새’)

▲촬영조명상=김지용, 조규영(‘스윙키즈’)

▲편집상=남나영(‘스윙키즈’)

▲기술상=윤진율, 권지훈(‘엑시트’)

▲음악상=김태성(‘사바하’)

▲미술상=이하준(‘기생충’)

▲한국영화 최다 관객상=‘극한직업’

▲청정원 인기스타상=이광수, 이하늬, 박형식, 임윤아

▲청정원 단편영화상=장유진(‘밀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