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골든글러브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와 차별점을 둔다. KBO리그에서 공·수를 아우르는 각 포지션 최고 선수를 뽑는다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황금장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포지션 수비력만 따져 최고 선수를 선정한다. 대신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는 포지션별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에게 각각 실버슬러거, 베스트9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시상한다.

선정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감독, 코치 투표(자기 팀 선수를 뽑을 수 없음)에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제공하는 수비 지표를 25%를 더해 ‘수비 달인’을 뽑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이틀 명칭도 ‘골든’글러브가 아닌 ‘골드’글러브로 표현한다. 한국은 포지션별 규정 이닝을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기자단 투표로 뽑는다.

KBO리그는 오는 9일 2019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발표한다. 그에 앞서 ‘스포츠경향’은 포지션별로 진정한 ‘황금장갑’의 주인공을 가렸다. 20명의 프로야구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2019 KBO리그 골드글러브’ 베스트9을 선정했다.

최다 득표 선수는 3루수 부문 허경민(두산)이었다. 허경민은 17표를 받아 3루수 골든글러브 5회 수상을 자랑하는 최정(SK·3표)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허경민은 지난해 개인 첫 3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리그 최고 포수 자리를 변함없이 지킨 양의지(NC)는 올해 개인 5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시된다. 올해 타격 3관왕(타율·장타율·출루율)을 차지한 양의지는 14명의 선택을 받으며, ‘골드’글러브도 차지했다. 올해 양의지가 떠난 팀의 안방을 지키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박세혁(두산)도 일취월장하며 나머지 6표를 받았다. 한때 리그 톱유격수로 주가를 높였던 김상수(삼성)도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올해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업한 것이 긍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된 듯하다. 김상수는 12표를 얻어 올해 최고 2루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2위 박민우(NC·3표)와 차이가 컸다.

유격수와 1루수 부문은 박빙이었다. 경기에서 가장 많은 타구를 처리하는 유격수에서는 베테랑 김재호(두산·10표)가 영파워 김하성(키움·8표)과 비교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지환(LG·2표)은 3위로 뒤따랐다. 거포들의 수비 대결이 펼쳐지는 1루수에서는 오재일(두산·11표)이 박병호(키움·8표)를 근소하게 제쳤다.

외야수 부문도 치열했다. 매 시즌 수많은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하는 박해민(삼성·15표), 정수빈(두산·12표)이 톱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입단과 함께 외야수로 전업한 뒤 3년 만에 국가대표 외야수로 성장한 이정후(키움)도 3위(10표)에 올라 실력을 인정받았다. 리그 최고 외야수라는 평가를 들었던 김강민(SK·6표)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4위에 랭크됐다.

투수는 수비력을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다소 어려워하면서 표가 분산됐다. 그래도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투수 후 수비, 번트 수비, 주자 견제 등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올해 좋은 활약을 보인 양현종(KIA·5표), 조쉬 린드블럼(두산·4표), 김광현(SK·3표)의 상위 세 자리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7명의 선수들가 거론됐다.

올해 수비력으로 본 ‘골드’글러브 수상자 가운데는 양의지를 비롯해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도 몇몇 포함돼 있다.

■설문 참가자 명단(20명)

김태룡(두산 단장) 차명석(LG 단장) 정민철(한화 단장) 이숭용(KT 단장) 최원호(한화 2군 감독) 이대수(SK 코치) 손지환(SK 코치) 김일경(SK 코치) 최만호(KT 코치) 박진만(삼성 코치) 채종국(한화 코치) 홍원기(키움 코치) 조성환(두산 코치) 이순철(SBS스포츠 해설위원) 이종열(SBS스포츠 해설위원) 안경현(SBS스포츠 해설위원) 김재현(SPOTV 해설위원) 안치용(KBS N 해설위원) 장성호(KBS N 해설위원) 봉중근(KB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