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자 처벌을 면하려고 함게 타고 있던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혐의로 연인이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박성호 부장판사는 범인도피 교사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43·남)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ㄴ(46·여)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 6월 23일 오전 3시쯤 울산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화물차를 5㎞가량 몰았다. 당시 차에는 연인인 ㄴ씨가 함께 타고 있었다.

ㄱ씨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착 직후 112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하자, ㄴ씨에게 “차를 운전한 것으로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ㄴ씨는 자신이 음주운전을 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하면서 경찰관 음주측정에 응했다.

그러나 운전자 바꿔치기를 의심한 경찰은 ㄱ씨에 대해서도 음주측정을 했고, 혈중알코올농도 0.093%가 나왔다.

재판부는 “피고인 ㄱ씨는 음주운전한 데 그치지 않고, 범행을 감추고자 ㄴ씨에게 부탁해 허위 진술하도록 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다만 수사기관에서부터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애초 대리 운전기사를 불렀으나 차량 조작 문제로 시비 끝에 직접 차를 운전하다가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최근 10년간 음주운전 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