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대 엘사, 그리고 미키마우스.

유통업계에서 인기 캐릭터와 협업을 하는 사례는 흔히 있어왔지만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펭수와 엘사의 협업은 사례마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며 연일 화제다. 여기에 경자년을 맞아 마땅한 쥐 캐릭터를 찾지 못 한 업계가 미키마우스를 대거 ‘영입’하면서 이들 세 캐릭터의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들 캐릭터와 협업을 하는 사례가 수 백건에 달하면서 먼저 화제성과 주목도에서는 펭수가, 제품 수와 판매량에서는 엘사가 대체로 우세하다는 평가다.

교육방송(EBS)이 만든 펭수는 특성상 선별적으로만 협업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제품 수는 많지 않지만, 효과만큼은 폭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KGC인삼공사가 최근 선보인 펭수와의 협업 영상 ‘펭수의 귀환’은 유튜브에 올라 온 지 6일만에 조회 수 750만회를 넘어섰다. 설 선물로 정관장을 들고 남극의 부모님을 찾아가는 컨셉의 이 영상은 왠만한 인기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다. 참치를 즐긴다는 펭수와 함께 내놓은 동원F&B의 ‘남극펭귄참치’ 패키지 역시 출시 전부터 총 15종의 펭수참치 중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공유가 활기차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이랜드의 SPA브랜드 스파오가 지난해 12월 펭수 캐릭터를 활용해 출시한 의류와 파자마, 잡화류 등 협업 상품 11종이 3시간 만에 완판되는가 하면, 시몬스가 펭수와 선보인 크리스마스 캐럴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된 시몬스 테라스는 최근 3주간 방문객이 50% 이상 급증했다.

물론 엘사의 인기도 펭수에 뒤지지 않는다.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엘사가 주인공인 ‘겨울왕국2’ 관련 상품은 400여종 5만여가지에 달한다. 옥션이 지난해 11월 겨울왕국2의 개봉 후 한 달 동안 겨울왕국 관련 상품의 전체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의 9개 아동복 브랜드가 디즈니와 협업해 출시한 겨울왕국2 제품들도 70억원 규모의 물량이 영화 개봉 일주일 만에 절반 이상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엠걸즈, 코코리따에서 출시한 실사판 엘사 드레스는 온라인 출시 하루 만에 1차 수량이 완판됐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재주문과 동시에 준비 물량 1만장이 소진됐다.

SNS에서는 ‘#엘사네일’이 인기다. 이 테그는 현재 5000개 이상의 인증샷이 업로드된 상태다. 이현택 바노바기 성형외과 대표원장은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여주인공의 작고 오똑한 콧날을 닮고 싶어 엘사 사진을 들고 성형외과에 방문하는 외국 환자도 있다”며 “작고 낮은 코를 높이고자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매부리코, 화살코가 많은 외국인들의 경우 반대로 큰 코를 줄이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경자년을 맞아 대표적인 ‘쥐’캐릭터, 미키마우스를 찾은 업체들도 상당수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를 통해 미키마우스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미키마우스가 지닌 경쾌한 분위기를 케이크 디자인으로 담아낸 것으로 대표 상품인 ‘미키 골든레어 치즈 케이크’의 경우 미키마우스와 함께 새해 메시지 등을 장식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SK-II도 디즈니와 함께 SK-II 피테라 에센스 미키마우스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