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달군 아시아계는 일본 출신 미국인 카즈 히로(50)도 있었다. 다만 본국이었던 일본과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신문은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방송국의 성폭력 문제 실화를 그린 영화 ‘밤쉘’(일본 개봉명 ‘스캔들’)에서 특수 분장을 받은 카즈 히로가 메이크업&헤어 스타일링 상을 두 번째로 수상했다고 전했다.

카즈 히로는 2018년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다키스트 아워’로 같은 상을 받았다.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참여해 특수 분장을 맡아왔다. 카즈 히로는 지난해 3월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개명했다.

영광의 상을 받은 카즈 히로였지만 자신의 조국이었던 일본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렸다.

시상식 이후 기자들을 만난 그는 ‘일본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는 일본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나는 일본을 떠나 미국인이 됐다”며 “꿈을 이루기 어려웠고 (일본의)문화가 싫어져 미국에 살고 있다. 미안하다”고 답했다.

카즈 히로는 1989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공포 영화 ‘스위트 홈’에 참여하며 분장 아티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주로 미국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국적을 버림으로써 해결하고 싶었다”며 “또 개인으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일본 국적을 버리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