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하늬와 공효진에겐 무슨 죄가 있는 걸까.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4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다. 대한민국 모두가 함께 기뻐하며 들썩였지만 배우 이하늬와 공효진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악플러들이 ‘기생충’에 출연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축하 파티에 참석했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당시 LA 방문 중이었던 이하늬와 공효진은 축하 파티에 참석해 ‘기생충’ 팀의 수상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이후 이하늬와 공효진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축하 파티 현장을 올리며 “누가 보면 내가 상 탄 줄. 그런데 정말 그만큼 기쁘다. 오늘 잠은 다 잤다” “만세”라며 다시 한번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일부 악플러들은 이하늬와 공효진이 ‘기생충’ 축하 파티에 참석한 것을 두고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도 아니면서 왜 참석했느냐”라며 그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비판했다.

비판과 비난이 섞인 댓글이 쏟아지며 논란이 일자 결국 이하늬는 11일 “선배, 동료분들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올린 피드에 마음 불편하시거나 언짢으신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개인의 감격을 고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또 다른 한국 영화의 역사를 쓰신 분들께 해함 없이 충분한 축하와 영광이 가기를 바라며 그 모든 수고에 고개 숙여 찬사를 보냅니다”라고 사과하며 축하 게시물들을 삭제했다.

전 세계가 ‘기생충’이 새롭게 쓴 역사를 발빠르게 보도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 이 같은 논란이 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게다가 이하늬, 공효진의 파티 참석은 ‘기생충’ 측의 초대로 이루어진 것임이 이날 OSEN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들의 만남은 협의가 됐던 것이다. 이에 대다수 누리꾼들은 “업계 동료가 축하하는 건데 불편할 게 뭐가 있나” “좋은 일은 나누고 함께 축하하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시상식 끝나고 ‘기생충’ 팀은 오스카 애프터 파티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알게 해줘서 좋았다” “모두의 기쁨이라고 생각해서 더 좋았는데 안타깝다” “신경 쓰지 마시고 기뻐하시길 바라요” 등의 위로를 보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을 기록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의 모든 첫 기록을 새로 썼다.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비(非)영어 영화로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이며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석권한 것은 1955년 미국 영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두 번째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아시아 감독 출신으로는 이안 감독 이후 역대 2번째로 감독상을, 아시아 영화로는 아카데미 최초로 ‘각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