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매치 경연까지 올라간 가수 최대성의 ‘실종’된 분량을 찾습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난리다. 시청률 27.5%(닐슨코리아 집계, 유료가구기준)까지 치솟으며 전국을 또 한 번 ‘트로트 열풍’으로 휘감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밀어주기’ 의혹을 받을 만큼 편향적인 편집, 참가자 이미지를 가공하는 자막 등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항간에선 투표 조작 의혹으로 곤두박질 친 엠넷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답습하는 게 아니냐라는 걱정도 흘러나온다.

‘미스터트롯’은 최고의 ‘트로트 맨’을 뽑기 위한 경연 예능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 송가인이란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냈고, 이로 인한 수익 또한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남자 송가인’을 뽑는 이번 시즌엔 더욱 큰 시선이 쏠렸다.

예상대로 쇼는 더욱 화려해지고 참가자들 스펙 또한 시즌1보다 강력해졌다. 유명 수학강사부터 아이돌, K1파이터, 세계1위 비트박서, 성악가, 소리꾼, 개그맨 등등 일일이 나열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이력의 이들이 ‘미스터트롯’ 진을 노리고 입성했다. 12.5%란 첫회 시청률도 ‘미스터트롯’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방송이 진행될수록 ‘진짜 경연이 공정하게 진행된 건가’에 대한 의문이 커지기 시작했다. 현장성이 중요 심사기준인 경연에 ‘편집’이란 인위적인 가위질이 들어가면서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시청자들은 가장 큰 피해자로 데스매치 경연까지 올라간 참가자 최대성을 꼽았다. 예선은 물론 팀미션을 통과해 데스매치 무대까지 섰지만 2시간30분 분량의 방송이 6회차나 이어지는 동안 그가 카메라에 잡힌 건 고작 20초였기 때문이다. 6회에 갑자기 튀어나온 그를 보고 제작진의 의도에 ‘물음표’를 내비치는 시청자도 있었다.

반면 이 프로그램으로 이름값을 드높이고 있는 몇몇 참가자들은 방송 내내 경연과 크게 관계없는 일상이나 과거 이야기로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잘 팔리기 위해선 화제성 인물들이 필요하긴 하지만, 혹시 톱10 진출이 내정된 참가자들이 있는 게 아닐까란 합리적 의심이 불거질 정도다. 제작진의 이런 편집 방향은 ‘미스터트롯’ 하나만을 보고 간절하게 달려온 다른 참가자들에겐 ‘줬다 뺏기’ 식의 희망고문이 됐다.

본선 3차 진출자 20명 중 류지광, 영탁, 김희재, 이찬원, 김호중, 나태주 등이 특정 프로그램 출신자란 점도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것처럼,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여론의 향배도 예측불가다.

‘미스터트롯’의 한 참가자는 ‘스포츠경향’에 “‘미스터트롯’을 위해 1년을 준비했지만 나 역시 고작 몇 초 밖에 방송에 나오질 않았다. 예선도 통과했으나 오히려 탈락한 사람보다 분량이 적었다”며 “‘미스터트롯’에 나온다고 잔뜩 기대했던 지인들이 ‘왜 나오지 않냐’고 물어볼 때는 정말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야말로 ‘멘붕’이었지만 방송이니만큼 실력보다 스타성을 더 보았을 것이고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앞서 ‘프로듀스101’ 시리즈가 ‘대국민 분노’를 산 이유 중 하나는 일명 ‘짜고 치는 고스톱’, 투명하지 않은 편집 때문었다. 이미 데뷔조가 확정된 참가자 위주로 에피소드를 만든다던가 일부 참가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여론을 몰고 갔고, 그렇지 못한 연습생들은 꿈과 노력만 저당잡힌 채 ‘배경’으로만 취급당했다.

‘미스터트롯’ 시청자 게시판에도 공정성 의혹에 대한 글들이 여럿 올라와있다. “정말 노래로 냉정한 평가를 하는 게 맞나” “경연은 경연답게 계급장 내려놓고 제대로 해야한다고 본다” “편집도 너무 엉망이다. 그들(참가자)도 가족이 있고 팬이 있을 텐데, 제작진도 심사도 너무 너무 실망이다” “본방에서는 편집하지 말아달라. 대중에게 매력발산할 유일한 기회인데 누구는 완곡을 다 부르고, 누구는 1절 통편집 당하느냐. 공평한 투표의 기회를 가지는 게 맞나” “일부 참가자에 너무 과도한 서사를 부여하는 것 같다” 등의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