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예계가 또 한 번의 ‘프로포폴 공포’에 떨고 있다. 유명 영화배우의 상습 투약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예계는 2013년의 흑역사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발단은 지난 1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보도였다. 채널A는 “한 남자 배우가 검찰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의혹으로 수사 중인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배우 출신인 친동생의 이름으로 수년간 수십 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병원 관계자는 “프로포폴 상습 투약의혹으로 지난해부터 검찰 조사를 받았던 채승석 애경개발 전 대표가 해당 배우를 이 병원에 소개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성형외과는 일부 기업인과 연예인이 프로포폴 이용 진료를 받은 곳으로 검찰은 이 배우 뿐 아니라 그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대표 ㄱ씨 역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SBS ‘8뉴스’ 역시 “검찰이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의혹을 받고 있는 10명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는 10여 명의 의혹인물 중에 기업인의 자제와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배우와 연예기획사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얀색을 띠어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내시경 검사 등을 위한 수면 유도제로 널리 사용 중이다. 하지만 여느 마약과 같이 환각효과도 갖고 있어 오·남용이 우려된다. 프로포폴을 반복적으로 투여할 경우에는 내성으로 투약량이 계속 늘어나고 중독되면 불안, 우울, 충동공격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기능과 심장기능이 저하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실제 2009년 숨졌던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도 이 프로포폴 중독인 것으로 알려져 대중에게 경각심을 크게 일으켰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고,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치료목적 등으로 투약을 제한하고 있으며 사용량과 보관량을 면밀히 체크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2013년 국내에도 많은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사실이 드러나 사회문제화됐는데 당시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등의 배우들이 기소돼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번 보도가 나오자 온라인에서는 다시 관련 배우의 신상에 대해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으며, 유명 배우이고 친동생이 배우 출신이라는 보도에 근거해 다양한 배우들의 실명 또는 이니셜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검색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퍼지고 있어 자칫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정확하게 어떤 입장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스포츠경향은 이번 사건에 의혹을 받고 있는 특정 배우의 소속사 대표 ㄱ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문자와 유선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은 용의 선상에 오른 10여 명의 수사와 더불어 이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이 같은 차명 투여 방식으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사람이 있는지도 추가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