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영화 프로듀서가 ‘기생충’이 자신들의 영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생충’ 표절 주장이 나온 곳은 ‘발리우드’가 있는 인도다.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화 ‘민사라 칸나’ 프로듀서 PL 테나판은 최근 “‘기생충’ 기본 플랫은 우리 영화에서 따간 것”이라며 “그들의 우리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훔쳐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테나판은 “‘기생충’의 제작사를 표절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국제 변호사와 함께 관련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생충’의 어느 부분이 ‘민사라 칸나’를 표절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사라 칸나’를 연출한 K.S. 라비쿠마르 감독은 ‘기생충’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소송은 프로듀서가 결정할 것”이라며 “‘민사라 칸나’의 이야기가 오스카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민사라 칸나’는 무슨 영화?

‘민사라 칸나’는 1999년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독일에서 사랑에 빠지지만 남성을 싫어하는 언니의 성향 때문에 결혼을 승낙 받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인도의 집으로 돌아간다. 이후 남자의 냄새를 참지 못하는 거만하고 부유한 사업가인 여자의 언니의 집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혼을 위해 남자는 보디가드로 위장 취업을 했고 남자의 남동생과 누나도 하인과 요리사로 고용돼 함께 생활한다.

여자 언니의 집에 위장 취업한 남자는 집안의 페미니스트 원칙을 포기시키고 남성의 편으로 돌아서게 하는 계략을 세웠다. 남자의 계획을 눈치 챈 여자의 언니는 동생을 다른 집안으로 시집 보내지만 이후 후회하고 동생과 남자의 관계를 인정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역시 부잣집에 가족들이 위장 취업을 하는 과정을 그렸다. ‘민사라 칸나’ 측은 이러한 점을 빌어 ‘기생충’이 자신들의 영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평론 사이트 “표절 주장 진지하게 믿는 사람 없을 것”

다만 이들 영화가 관객들에게도 실제로 비슷하게 느껴질지는 의문이다.

인도의 영화 평론 사이트 필름 컴페니언은 “익명으로 다른 가족의 집에 들어가는 가족의 이야기는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가 아닌 줄거리 중 하나”라며 “‘기생충’은 일상적인 계급 투쟁의 이야기를 그렸고 ‘민사라 칸나’는 여성 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로 매우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봉준호가 실제로 영감을 받았다고 해도 ‘민사라 칸나’의 프로듀서는 지저분한 정치 상황을 정리해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