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기반 승차공유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 1심 판결에 대해 IT·스타트업 업계과 관련 단체들은 환영을 나타내며 발빠르게 대처에 나서고 있다.

‘타다’ 판결에 탄력을 받아 카카오는 11인승 택시 ‘벤티’ 운행 규모를 늘리며 ‘타다’가 주도해 온 대형 승합 모빌리티 시장에 도전한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택시 기사 16명이 카카오모빌리티 ‘벤티’를 몰기로 하고 서울시에 관련 신고를 마쳤다. 11인승 승합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타다와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은 벤티와 비슷하다.

모빌리티·스타트업 업계는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 1심 판결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앞으로 관련 법·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성명에서 “교착상태에 있던 모빌리티 등 신산업이 혁신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기존 산업과 상생하며 국가 경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교통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자율주행·핀테크·원격의료 등 다양한 신산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KT 일자리위원회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타다’가 합법이라는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타다는 혁신 기술이었고, 혁신 기술이 제도권에 편입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이슈라서 견해를 밝히기 조심스럽다”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산업과 반드시 상생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정부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차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사람이 탈 것을 우려해 규제한다면 기관차 자체의 개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관차가 완성되면 사람들이 안전하게 객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규태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센터 수석고문은 ‘타다’ 이슈에 대해 “유무죄를 떠나 스타트업 비지니스 모델이 법의 판단을 받는 현실이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권에선 채이배 의원이 논평을 통해 “정부의 무책임과 검찰의 무리수로 고사할 뻔한 혁신산업의 싹에 가까스로 생존을 위한 지지대를 세워준 판결”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타다 금지법’을 원점 재검토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IT시민단체 오픈넷은 “타다 금지법은 혁신을 뿌리 뽑는 조직적인 입법활동의 표적”이라며 “산업종사자와 소비자의 권익보호에 충실하고 새로 도약하는 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가능케 하는 근본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판결에 앞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지난 18일 회원 693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4%가 타다의 합법화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와 VCNC 박재욱 대표, 각 법인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IT업계 일각에선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국회에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계류돼 있는 등 위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