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보면 종종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우리 삶과 닮아있는 다양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그만큼 삶이 법과 아주 밀접해 있다는 걸 뜻하죠.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들과 함께 생활 법률 상식을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7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3화에서는 박서준(박새로이)이 운영하는 ‘단밤’ 포차가 영업 정지라는 위기를 맞이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미성년자 김다미(조이서)는 남자들과 함께 ‘단밤’을 방문합니다. 사장 박서준이 잠시 자리를 비우며 김다미의 신분증을 검사할 것을 종업원 류경수(최승권)에게 당부시킵니다. 류경수는 김다미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김다미는 다른 이의 신분증을 제시합니다. 류경수는 김다미의 신분증이 아님을 눈치챘지만, 매출을 걱정한 나머지 꼼꼼하게 검사하지 않고 대충 넘어갑니다.

곧이어 ‘단밤’에서는 한바탕 소통이 일어납니다. 김다미의 남자 일행 중 한 명이 “알바야, 소주 좀 가져와라”라며 반말을 ‘시전’했고 결국 류경수와 싸움으로까지 번진 사달이 일어났습니다. 박서준은 류경수를 말려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술집 안으로 들이닥쳤습니다. 박서준은 싸움에 대해 해명했지만 경찰은 이들의 싸움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바로 폭행 사건 신고가 아닌 미성년자 출입 신고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종업원 류경수는 경찰서에서 억울함을 내비칩니다. 그는 “분명 민증(주민등록증) 검사를 했고 쟤들이 속인 건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냐”고 항변합니다. 경찰은 “통상적으로 두 달 영업 정지라는 것이고 법대로 처리할 거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칩니다.

박서준은 류경수를 말리며 “정말 몰랐느냐. 너에게 맡겼고 우린 알면서 받았고, 그럼 우리 잘못이다”며 말립니다. 행정 처분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억울하게 ‘단밤’ 포차의 영업까지 못 하게 된 박서준. 만약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박서준은 어떤 항변을 해야할까요.

▶전문가 의견-신은숙 변호사(법무법인 은율)

우선 청소년보호법 위반에 따른 형사 처벌이 예상됩니다. 현재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주류 등을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까지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청소년 주류 판매로 적발되면 관할 경찰서에서 우선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데, 이때 업주가 신분증 검사를 했지만 청소년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하였다거나, 나이를 속인 사실,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판매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게 됩니다.

더욱이 요즘 청소년들은 성장이 빠른 편이라 외모만으로 만19세 미만의 청소년인지 여부를 분간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때문에 주류 판매 이전에 꼼꼼한 신분증 확인을 통해서 청소년 여부를 확인해야만 합니다.

다음으로 형사 처벌과 별개로 식품위생법에 따른 영업정지의 행정처분 대상이 됩니다. 즉, 식품위생법에 따라 청소년 주류제공행위는 금지되고 있고, 이를 위반 시 영업허가 취소나 최대 6개월의 영업정지가 가능합니다.

다만, 선량한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변조 또는 도용하여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하였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행정처분을 면제하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주류 판매 시에는 종업원에게 ‘청소년으로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신분증을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교육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있고, 신분증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증빙을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설사 청소년의 신분증 위조·변조 또는 도용으로 주류를 판매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거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것인 경우 또는 동일한 위반사안에 대하여 기소유예의 처분을 받거나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의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영업정지 기간이 단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 처벌에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영업정지 처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영업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형사 처벌은 물론이고 행정상 제재 등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이태원클라쓰’의 박서준과 같이 담담하게 넘기기란 불가능한 것이지요. 현실은, 드라마일 수 없으니까요. 만일, 박서준과 같은 영업정지 위기에 처했다면 처분의 예외나 감경 사유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밝혀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신은숙 변호사는?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분야 : 이혼, 상속, 노무 △서울서부지방법원 상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