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요계를 흔들었던 ‘음원 사재기’와 관련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대중의 의심은 결정적인 증거가 없고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가수의 외침만 절규에 가깝다.

데뷔 4년차가 된 가수 오반의 소속사인 로맨틱팩토리 박준영 대표는 지난 9일 소속가수 오반의 신곡이 다시 ‘사재기’ 루머에 휘둘린 것에 대해 장문의 입장을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최근 오반의 싱글 ‘어떻게 지내’가 호성적을 거두며,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논란까지 만들어졌고 이에 선동당한 사람들 중 특정 팬덤들이 우리 아티스트를 입에 담기 힘든 말로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우리 아티스트는 ‘살려달라’고 호소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오반이 ‘사재기’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에 대해 “이미 지난해 형사 고소사건을 통해 루머가 허위라는 점을 수사기관과 사법부에서 인정을 받았고 오반이 2018년 싱글 ‘취한 밤’ 이후 모든 음원이 멜론 및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 100위 안에 꾸준히 들어왔던 가수”라고 주장하며 “결과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잘못의 증거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번 논란 역시 지난해 가요계의 번졌던 논란 중 하나였던 ‘사재기’ 논란의 전파과정과 유사하다. 지난해 역시 많은 가수들이 갑작스러운 음원순위 상승으로 ‘사재기’ 의심을 받았고 급기야 그룹 블락비 출신의 박경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정 가수의 이름을 연이어 거론하면서 고소전으로 비화됐다. 박경은 지난 9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에 피의자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오반과 관련한 논란은 지난 5일 발매된 새 싱글 ‘어떻게 지내’가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면서 불거졌다. 이 시점은 월드스타로 떠오른 방탄소년단과 음원강자 아이유 그리고 최근 ‘아무노래’로 신드롬급의 인기를 얻고 있는 지코를 추월한 사례라 관심을 받았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오반의 차트 순위 상승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이뤄졌다며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고소전을 벌였던 가수들의 사례와 같이 이번 논란 역시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해결방도가 없다. 지난해 논란 이후 ‘매크로(자동입력)’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음원 사재기 행태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발되긴 했지만 음원 유통사들의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는 진실규명이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음원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버 바이브가 사용자가 듣는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수익이 배분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바이브 측은 “지금까지는 일괄적으로 순위에 따라 수익이 정산되지만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많이 들은 음원에 가중치를 둬 자신이 많이 듣는 음악에 수익을 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사재기’ 마케팅을 동원해서라도 많은 제작자들이 음원사이트의 높은 순위를 원하는 이유가 기존의 정산방식에 기인한 점도 있었기 때문에 바이브의 방식변화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