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의 상고 이유는 ‘합의된 성관계’를 주장함에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세계일보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 변호인은 상고 이유에 대해 “행위 자체(성관계)를 갖고 다투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당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점이 입증 됐는지가 사건의 핵심”이라며 형사재판은 증거로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양의 술을 먹어도 취하는 정도는 개인차가 있다. 평가의 영역이지, 절대적 판단의 기준이 될 순 없다”며 “감형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법리적 문제를 다투자는 것”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 측은 14일 제출한 상고장에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준강간죄 구성 요건이 부족하다”며 “대법원에서 법리 오인 여부를 가려 ‘성폭행범’ 낙인을 없애야 한다”고 상고 취지를 밝혔다.

정준영은 집단성폭행(특수준강간)과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 등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항소심에서 5년으로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은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했고 사실적 측면에서 본인 행위를 반성하는 취지의 자료(반성문)을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전했다.

정준영은 그간 재판에서 불법 촬영 혐의는 인정했지만 집단 성폭행에 대해선 “피해자는 만취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분께 죄송하다. 일부 혐의는 부인하지만 도덕적으로 카톡으로 수치심을 줬고 기분 나쁘게 한 점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혐의(특수준강간)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최종훈 또한 “강압적 강간이나 간음이 아니다. 사전에 계획된 범행도 아니다”며 검찰 측이 제시한 혐의를 부인했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그해 3월 대구 등에서 여성을 술에 만취케 한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3월 대구의 한 호텔에서 ‘정준영 팬 사인회’를 계기로 알게 된 여성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 여성은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성폭행이 의심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이들의 대화방에서 당시 상황을 녹음한 음성 파일 1개와 사진 6장을 확보했다.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한 리조트에서 이들과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은 여성도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 피해자 모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구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ㄱ씨는 지난해 4월 SBS와의 인터뷰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었고 다음 날 머리가 아파서 일어났다. 옆에 최종훈이 누워 있고 ‘잘 잤느냐’고 했다. 옷이 없길래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물었더니 ‘어제 기억 안 나느냐’며 웃더라”고 말했다.

정준영 카톡방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ㄱ씨는 최종훈에게 자신도 피해자냐고 물었고 최종훈은 “네 얘기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거짓이었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ㄱ씨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날 음성과 사진 6장을 단체대화방에 올렸다. 특히 정준영은 “걔는 연예인이랑 자고 싶었던 거야”며 ㄱ씨를 조롱했다. 정준영과 최종훈을 비롯해 전·현직 버닝썬 직원 3명이 당시 성폭행 가담자로 지목됐다.

ㄱ씨는 “카톡 대화 내용을 보고 나를 여자로 취급한 것이 아니고 물건 가지고 놀 듯 자기들 끼리 놀고 웃고 했다는 것이 너무 화가난다”며 “수치스럽고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