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와 리쌍 출신 길은 각계 다른 인사지만 공통된 평행선을 걷고 있다.

먼저 최근 KBO 복귀 길이 열린 강정호를 향해 비판 여론이 매섭다. 한 예로 강정호의 KBO 복귀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올라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청원인은 25일 ‘살인에 비견되는 음주운전 삼진아웃 강정호를 퇴출시켜달라’는 청원에서 “음주운전이라는 큰 범죄를 3번이나 저지른 잠재적 살인마를 리그에 복귀시키고 선수를 뛰는 걸 보며 어린이들이 무엇을 배울 것이냐”고 지적했다.

강정호 복귀에 대한 야구 팬의 여론이 들끓는 이유에는 그가 무려 세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다는 점과 KBO가 내린 처분이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강정호가 의도적으로 규정의 허점을 노렸다는 비판도 함께했다.

■음주운전으로 자멸한 야구 커리어

강정호는 2016년 12월 혈중알코올농도 0.084% 상태에서 BMW 코리아로부터 협찬 받은 차량을 운전하다 서울 삼성역 인근 횡단보도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음주운전 사건으로 과거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더 알려지게 됐다. 강정호는 2009년 8월 음주단속에 적발됐고 2011년 5월에는 술을 마시고 물적 피해를 발생시킨 사고를 냈다. 이에 따라 강정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로 인해 면허가 취소됐다.

법원은 기소된 강정호에 대해 2017년 3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강정호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기각당했다. 이후 강정호는 미국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해 2017년을 완전히 날렸다. 이후 그의 커리어는 암흑기에 돌입했다. 2018년에도 3경기 출전에 그쳤고 2019년에도 기량 하락이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복귀가 불투명해지자 강정호는 KBO로 시선을 돌렸다. 강정호는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고 25일 1년 유기 실격, 300시간 봉사활동 제재를 받았다. 사실상 국내 복귀의 길이 열린 셈이다.

강정호는 에이전시를 거쳐 “죽는 날까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에게 마음에 큰 빚을 짊어지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사과했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싸늘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강정호를 영입할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복귀 이후에도 이어진 음주운전

길도 강정호와 같이 세 번의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완전히 망쳤다.

길은 2014년 4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무려 0.109% 만취 상태였다. 당시에도 길은 2004년 음주운전으로 인해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로 인해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차했고 리쌍의 앨범 발매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오랜 자숙 기간을 자긴 그는 반성의 의미를 내비치며 2016년 엠넷 ‘쇼미더머니5’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하며 연예계 복귀를 노렸다.

길은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인해 대중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길은 2017년 6월 서울 남산3호터널 입구 근처 차를 세워 놓고 잠이 들어있다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16%으로 만취상태였다. 그나마 길의 복귀를 지지했던 팬들마저 완전히 등을 돌렸다.

리쌍이 사실상 해체되고 래퍼로서의 행보도 이어오지 못했던 그는 최근 방송 복귀를 재차 시도했다. 지난 1월 27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 장모와 함께 출연해 눈물의 사과를 했으나 반응은 싸늘했다.

이러한 비판을 뒤로하고 길은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빠본색’에 고정 멤버로 출연하며 사실상 방송계에 복귀했다.

대중도 분노한 상태다. ‘아빠본색’ 시청자 게시판에는 길은 물론 복귀의 길을 터준 제작진을 향한 비판 세례가 쏟아졌다.

■결국 범죄자 복귀의 불편함은 대중에게

강정호도 길도 무려 세 번의 음주운전 전력과 기나긴 암흑기를 마친 뒤 최근 복귀를 시도했다는 점, 이와 관련해 공분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평생선을 걷고 있다. 음주운전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 달라졌고 이에 대한 처벌 강도도 높아졌지만 전력이 있는 유명인들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를 지켜보는 불편함은 오롯이 팬과 대중들의 몫으로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