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백업 외야수 김경호(25)와 최지훈(23)이 지난 한 주간 4할대 타율을 올리면서 팀의 차세대 외야 자원이자 테이블세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SK는 새 얼굴들의 활약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SK는 지난 6월 23~28일 한 주간 새로운 테이블 세터 조합을 발견해 실험했다. 1번타자는 김경호, 2번타자는 최지훈이었다. 한 명은 무명, 다른 한 명은 신인이었지만 이들의 활약은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고도 남을 만했다.

김경호는 지난 한 주간 타율 0.429(21타수 9안타)를 기록해 KBO리그 주간 타율 3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1군 출장기록이 32경기에 불과했던 무명 선수의 깜짝 반란이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에서 두산에 지명된 김경호는 2019년 5월이 되어서야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두산은 붙박이 주전 외야수들의 위상이 견고하고 백업 자원들도 쟁쟁해 출장 기회를 얻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김경호는 지난 5월30일 두산과 SK의 2대 2 트레이드에 포함돼 포수 이흥련과 함께 SK 유니폼을 입으면서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3일 두산전 8회초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된 김경호는 이적 후 첫 타석인 9회말 1사 1루에서 진루타를 때려내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팬들에게 각인했다. 지난 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선 1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더니 친정 두산에 5타수 4안타를 치며 ‘한풀이’를 했다. 김경호의 활약에 깊은 인상을 받은 SK 벤치는 지난 26~27일 LG전에도 김경호에게 1번타자 중책을 맡겼다.

부상당한 한동민의 대체 외야수로 1군에 올라온 최지훈은 올해 입단한 대졸 신인이다. 신인으로서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는 영광을 누렸고, 2차 캠프에서 투수 김주한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만큼 두각을 나타냈다. 한동민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염경엽 SK 감독이 뽑은 ‘1픽’의 주인공은 최지훈이었다.

최지훈은 지난 한 주간 타율 0.400(20타수 8안타)를 기록하고 호세 페르난데스(두산)에 이어 주간 타율 5위에 올랐다. 29일 기준 최근 10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날이 1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에 재능을 보이고 있다.

최근 SK는 한동민의 부상 공백에, 노수광까지 한화로 트레이드돼 외야 선수층이 얇아 보였다. 김경호와 최지훈은 뜨거운 타격감으로 팀 내 외야 경쟁을 달구면서 이런 시선이 ‘오해’였음을 증명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