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방지대책 효과 측정을 위해 야구장에 만원 관객을 채우는 실험을 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일본 정부의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대책분과회가 전날 프로야구 경기를 만석에 가까운 상태에서 실시하는 검증 실험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요코하마와 한신의 3연전 첫날 수용 규모의 80% 정도를 채운 상태에서 경기를 한 뒤 추이를 봐가며 최종적으로 만원 관중을 입장시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이번 실험에는 가나가와현과 요코하마시, 전자전기업체 NEC, 통신기업인 KDDI, 요코하마 구단의 모기업 DeNA 등이 참가한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내년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서 야구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신문에 따르면 초정밀 카메라로 마스크 착용률이나 입장 시 사람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를 이용해 응원이나 식사 때 비말이 퍼지는 양상과 영향을 조사한다. 입장객의 양해를 얻어 좌석이나 방문 점포 등을 등록한 후 확진자가 나오면 온라인 메신저 등으로 통지하는 것도 실험에 포함된다. 경기 종료 후 출구나 인근 역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관람객이 구역별로 순차 퇴장하도록 안내방송 등을 실시한다.

일본 정부는 요코하마와 한신 이외에 다른 구단과도 이 같은 실험을 실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프로야구 관중 입장은 지난달 19일부터 경기장 수용 인원의 50％까지로 완화됐다.

지붕이 없는 옥외 경기장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진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실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적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니키 요시히토(二木芳人) 쇼와대 객원교수는 아사히에 “이 시점에 (이 같은 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지난 15일에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8명 확인됐다. 16일 오전 현재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9만710명이며 이 가운데 1646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