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의 ‘NC’가 ‘넥스트 시네마’(NEXT CINEMA)를 의미한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다.

이는 게임이 흔히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영화’를 뛰어넘는 ‘궁극의 엔터테인먼트’라는 자신감이자, 엔씨소프트가 초기부터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산업으로의 확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음을 유추하게 하는 대목이다.

■엔씨의 ‘넥스트’

게임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을 꿈꾸는 엔씨소프트가 또 한 번의 퀀텀점프에 도전한다.

오는 28일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하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서다.

지난해 엔터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클렙’과 함께 출시하는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IT 기술력을 활용해 아티스트와 팬을 한층 더 가깝게 연결하는 게 목표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클렙은 영상, 웹툰, 온라인 음악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관련 항목을 사업 목적에 넣어 출범 당시 행보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유니버스’ 사전예약 400만 돌파

‘유니버스’는 엔씨와 클렙의 첫 작품인 셈. 흥행을 전망하는 바로미터인 사전예약자 수는 이달 21일 기준 400만을 돌파했다. 현재 188개국에서 사전 예약에 참여했고, 해외 이용자 비중이 80%에 이를 만큼 벌써부터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엔씨는 구글플레이나 애플앱스토어 사전 등록에 참여하면 앞으로 개최하는 아티스트 관련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응모권과 게임 아이템 쿠폰 등을 선물하며 흥행 몰이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또 유니버스의 붐업을 위해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유니-콘(UNI-KON)’을 오는 2월 14일 개최한다. 유니버스 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이 콘서트에는 오마이걸,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더보이즈, 강다니엘, (여자)아이들, 에이티즈, 에이비식스, 아스트로, 우주소녀, 씨아이엑스(CIX), 박지훈 등이 참가한다.

엔씨는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 XR(확장현실) 기술을 이번 콘서트에 활용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멀티뷰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엔씨는 이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엔터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문화축제 ‘피버 페스티벌’을 통해 게임과 음악의 컬래버를 시도하거나, 웹툰 플랫폼인 ‘레진’, 웹소설 플랫폼인 ‘문피아’ 등에 투자했고, 자체 웹툰 플랫폼 ‘버프툰’도 운영하고 있다.

■게임업계 ‘엔터’로 확장 가속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의 사업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엔씨뿐만이 아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5월 약 2015억원을 들여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04%를 사들이고 2대 주주로 올라서며 엔터 사업에 발을 들였다.

넥슨 역시 지난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에 15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 스마일게이트는 ‘설국열차’ ‘명량’ 등 영화 제작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사의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도전했으며, 크래프톤은 ‘미생’으로 유명한 드라마 제작사 ‘히든 시퀀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해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도 “게임 자체가 워낙 종합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이 있는 만큼, 게임사의 엔터 사업 진출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