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청룡영화상에 화려한 ‘말잔치’가 펼쳐졌다. 박정민, 유아인, 라미란 등 톱배우들이 연기력 못지 않은 화법으로 좌중을 웃고 울렸다.

9일 오후 진행된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는 ‘남산의 부장들’에게 최우수작품상이, 유아인·라미란에게 남녀주연상이, 박정민·이솜에게 조연상, 유태오·강말금에게 신인상이 돌아갔다.

그중 남다른 소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스타들을 살펴보자.

■박정민 “하늘에 간 박지선에게 부끄럽지 않게”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서 트렌스젠더 유이 역으로 객석에 충격을 줬던 박정민은 이날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감격에 젖었다. ‘강철비2’ 신정근, 유연석,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이성민을 제치고 받은 트로피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무대에 오른 박정민은 심호흡을 가다듬은 뒤 “

이어 박정민은 진지한 얼굴로 “예상은 못했지만 작은 기대 정도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딱 한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면 하고 생각 하니 딱 한 분이 떠올랐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촬영 할 때 내게 괜찮냐고 물어봐 준 친구가 있다 내 안부를 물어주고 궁금해 주던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며 지난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박지선을 언급했다.

그는 “그런데 내가 아직 그 친구를 보내지 못했다.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하늘에서 보고 있는 그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기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좌중을 엄숙하게 했다.

■유아인 “요즘 인기에 목말라 있어요”

‘소리도 없이’서 대사 한 마디 없이 명연기를 펼친 유아인은 남우주연상 외에도 생애 처음으로 청정원 인기상을 받아 기뻐했다. 공동수상자인 정유미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무대에 오른 그는 행복감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유아인은 “가장 받고 싶은 상이 인기 스타상이었다. 드라마, 영화 다 포함해서 처음 받아본다.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즐거워했다. 이어 “요즘 인기에 아주 목이 말라있다”고 농담을 건넨 뒤 “여러분, 열심히 할 테니 꾸준히 많이 사랑해 달라”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우주연상으로 2관왕에 오른 그는 다시 한 번 벅찬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병헌, 이정재, 정우성, 황정민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합을 벌인 결과라 더욱 황송해했다.

유아인은 “배우로서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어느 작품에 참여할지를 고민하게 된다”며 “홍의정 감독의 제안은 내게 배우로서 처음을 떠올리게 해 준 것이었다. 나는 어디에서든지 사용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마음껏 가져다 쓰시라”고 끝맺어 박수를 받았다.

■라미란, 첫 주연상에 울컥 “왜 상을 주고 그래이~”

‘정직한 후보’서 코믹한 생활 연기를 보여준 라미란은 생애 첫 주연상을 받고선 울컥했다. 김희애, 정유미, 전도연, 신민아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받은 상이라 어쩔 줄 몰라했다.

무대에 오른 라미란은 울먹이며 “코미디 영화라 노미네이트 된 것만 해도 영광이었는데 왜 상을 주고 그러세요”라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작년에 너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와서 그 안에서 작은 웃음이라도 드린 것에 많은 의미를 주신 게 아닌가”라며 “청룡에서 코미디 영화가 수상해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직한 후보2’를 찍으려고 하고 있다. 내년에도 여러분들 배꼽 도둑이 되어보겠습니다. 다음에도 꼭 주연상 받으러 올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