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추신수의 KBO리그 첫 시즌이 임박했다. 코드명 SSG, 추신수의 ‘인천상륙작전’이다. 16년차 빅리거 추신수의 지금을 만든 것은, 추신수가 항상 밝혀왔듯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다. 추신수를 둘러 싼 여러 인물을 통해 추신수 히스토리를 살폈다.

1982=박정태

추신수는 태어났더니 박정태의 조카였다. 어머니 박유정씨의 남동생이 박정태 전 코치다. 어린 시절 추신수가 야구를 하고 싶어했을 때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며 냉정한 현실을 지적했지만 추신수의 의지를 확인한 뒤 직접 야구를 가르쳤다.

1991=이대호

야구를 시작한 추신수는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부가 있는 수영초로 전학을 왔다. 같은 반 묵묵하고 덩치 큰 친구가 있길래 감독에게 얘기했더니 “얼른 데려와라”는 답을 들었다. 추신수가 “같이 야구하자”고 손을 건넨 것이 이대호였다. 고교시절까지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투타겸업의 라이벌이었다.

1998=정근우

부산고에서 정근우를 만났다. 추신수가 “말 못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 한국행을 고민하고 있을 때도 정근우와 통화했다. 정근우가 “그래도 너는 팬들에게 야구로 희망을 줄 기회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에 한국행 결심을 굳혔다.

2000=조성옥

추신수의 부산고 감독으로 가장 존경하는 ‘스승’님이다. 강한 정신력과 함께 리더로서의 자세를 강조했고 메이저리거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1982년 세대가 주축이 돼 참가한 2000년 캐나다 애드먼턴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감독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2009년 간암으로 별세했을 때 추신수는 홈런 2개를 쳤지만 현지 취재진의 인터뷰를 고사했다.

2000=팻 길릭

추신수의 재능을 확인하고 시애틀 매리너스로 데려 온 당시 단장이다. 2001년 시애틀을 리그 최다승 팀으로 만드는 등의 성과를 통해 시애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길릭의 뒤를 이은 빌 버베이시 단장은 추신수를 소홀히 대했고 결국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시켰다.

2002=하원미

조성옥 감독의 아들 조찬희씨 소개로 2002년 겨울 하원미씨를 만났다. 추신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천사가 나타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6개월만에 가정을 꾸렸고 첫 아들 추무빈이 태어났다. 추신수가 빅리거로 성공할 때까지 지독한 고생과 억척스런 내조가 잘 알려져있다.

2006=스즈키 이치로

추신수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06년 주전 가능성이 점쳐졌다. 추신수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주 포지션인 우익수로 나서는 게 좋은데 주전 우익수 스즈키 이치로가 중견수 이동을 거부했다. 결국 추신수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됐는데 이치로는 2007년에는 아예 중견수로 옮겨 155경기에 나섰다.

2013=조이 보토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서 3할-20홈런-20도루를 2년 연속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고, FA를 1년 앞두고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됐다. ‘출루율’의 대명사 조이 보토와 1~2번 테이블 세터를 이뤘다. 이때 우정을 바탕으로 2018년 플레이어스 데이 때 추신수는 ‘TOKKI1’, 보토는 ‘TOKKI2’를 달고 뛰었다.

2014=스캇 보라스

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라는 거액 장기 계약에 성공했다. ‘악마의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보라스는 박찬호와 류현진의 에이전트였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라스와 결별하고 제프 보리스 에이전트와 미국 잔류 협상을 이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8=조쉬 헤이더

추신수는 2018년 52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과 함께 한국인 야수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8회 대타로 나선 추신수는 리그 최고 좌완 불펜 조쉬 헤이더로부터 깨끗한 안타를 뽑아냈다. 헤이더가 그해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좌타자에 안타를 내 준 것은 추신수가 처음이었다.

2020=엘리 화이트

코로나19로 시즌이 불확실한 가운데 초청선수 엘리 화이트는 “결혼도 했는데, 야구를 못하면 큰일”이라고 했고, 이를 들은 추신수가 자신의 식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추신수가 텍사스 마이너리거 191명에게 1000달러씩 모두 19만1000달러(약 2억1700만원)를 기부한 것은 미국내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됐다.

2021=정용진

추신수는 새 구단 SSG 랜더스에서 KBO리그 첫 시즌을 시작한다. 추신수의 인기는 벌써부터 뜨겁다. ‘야구의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정용진 신세계이마트 부회장의 ‘큰 그림’과 만나 만들어 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