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알리가 최종 우승했다.

5일 오후 방송된 KBS2 ‘불후의 명곡’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한국인의 노래 - 최불암 편’ 2부가 전파를 탔다.

이날 남상일은 “후배지만 안예은 팬이다. 음악을 들어보면 국악적 정서와 요소가 다 들어있다. 안예은 존재 자체만으로 국악 홍보가 되는 거니까. 국악인보다 국악인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안예은은 동경의 대상이 알리라고 밝혀 남상일을 충격받게 했다.

지난주 3연승을 기록한 황치열은 무대에서 잔망미를 폭발시켰다. 그는 “승자석에 처음 앉아봤다. 무대 바로 옆에 앉아있으니 가수와 현장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졌다!”라며 원어스 무대에 패배를 직감했다 밝혀 웃음을 안겼다.

황치열을 이긴 원어스와 대결할 사람은 차세대 K-밴드 카디다. 이난영 ‘목포의 눈물’을 선곡한 카디는 기타와 거문고의 전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호소력 짙은 카디의 목소리가 더해지자 관객들은 무대에 빠져들었다.

분위기가 전환되고 강렬한 비트와 카디의 처절한 고음에 모두가 넋을 놓고 감상했다. 최성수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봤을 때 충격이 지금 똑같이 왔다. 우승은 카디다”라며 감탄했다.

알리는 “저도 어렸을 때 판소리를 배워서 현대 음악과 소리를 접목시켜서 대중가요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상했던 사운드가 다 표현됐고 내공이 어마어마하다”라고 말했다.

카디 무대에 최불암은 “우리나라의 굴곡진 역사를 담은 중요한 노래라고 본다. 유달산에 노래비를 세우고 목포에 가면 이난영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이난영 씨 애틋한 마음을 국민이 다 감수하고 있는 거다. 이난영 시대와 현재를 엮어주는 가수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디지로그다. 젊은이답게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일깨워줘서 고맙다”라고 밝혔다.

재해석하는데 가장 신경 쓴 포인트를 묻자 카디는 “일제강점기는 한국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슬픔이니까 그 시대로 가보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이 노래가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도 원석 같은 애절함이라 생각한다. 그 애절함을 최대한 살려보려고 노력했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다 보니 지금 같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명곡 판정단은 카디를 선택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 사람은 남상일&안예은이다. 남상일은 최불암 어머니의 애창곡 최숙자 ‘백지의 연서’를 선곡했다고 밝히며 “최불암 선생님 애창곡 중 하나가 ‘추풍령’이다”라며 함께 부를 예정이라 밝혔다.

안예은이 엄마 입장에서 부르는 ‘백지의 연서’, 남상일이 아들 입장에서 부르는 ‘추풍령’에 기대감이 증폭됐다. 남상일은 액자 속 사진을 보며 그리움을 노래했고 이어 안예은이 어머니의 마음을 대변하며 애틋한 무대를 선사했다.

남상일은 ‘추풍령’으로 노래를 이어받아 안예은과 마음을 움직이는 애절한 보이스로 최불암을 눈물짓게 했다. 알리는 “가슴이 휑해진 기분이다. 툭하고 떨어진 기분이다”라고 말했고 황치열은 “상일이 형님 노래를 들으면 이 형은 슬프게 부르는 거 같지 않은데 나는 왜 슬프지?라는 생각이 든다. 추억 여행을 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남상일&안예은 무대에 최불암은 “어머니가 일하시면서 가사는 안 하시고 콧노래로만 ‘백지의 연서’를 흥얼거렸다. 커서 가사를 보니 ‘어머니가 아버지를 많이 그리워하셨구나’ 싶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헤아릴 수 있어 그 노래를 좋아했다”라고 말했다.

연기 열정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어머니에 그는 “1953년에 어머니께서 명동에서 주점을 하셨다. 많은 문화예술에 계신 분이 다 오셨는데 시 쓰는 분들이 제일 가난했다. 故 박봉우 시인은 절 보면 꼭 동전을 하나씩 줬다. 막걸리 한 잔 제대로 못 사는 양반이 동전을 내 주머니에 넣어줬던 훈훈함. 잊을 수 없다. 가슴 저며왔다”라며 미소 지었다.

명곡 판정단은 카디를 선택해 2연승을 이어나갔다.

2연승 카디에 도전할 다음 사람은 알리다. 그는 최백호 ‘낭만에 대하여’를 선곡했다며 “아버지라 부르는 분이다. 아버지 최백호와 같이 출연한다”라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다.

김준현은 알리에게 “카디는 첫 출연이다. 어떻게 보면 굴러들어 온 돌이다. KBS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응원했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알리는 담담하지만 애절하게 무대를 물들였다. 이어 내레이션이 나오고 최백호가 등장했다. 가슴을 일렁이게 만드는 최백호의 노래와 알리의 음성이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추억을 되살리는 댄스까지 선사한 두 사람의 낭만 폭발하는 무대가 끝나고 객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안예은은 “너무 멋있다. 알리 선배님 라이브를 처음 들어본다. 기대하고 왔는데 너무 깜짝 놀랐다”라며 감탄했다.

당시 연애 풍경을 묻는 말에 최불암은 “노래하고는 조금 동떨어졌을까, 우리 시대 남성들의 낭만은 무심한 듯하면서 상대방이 끌리게끔 했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게 하는 방법. 만날 약속을 정하면 상대는 기다리고 있는데 주변에서 10분 동안 안 들어가고 빙빙 돈다”라고 말했고 이에 신동엽은 “그건 나쁜 남자가 아니라 나쁜 놈 아닌가요?”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아내는 최불암의 어떤 모습에 반했냐는 물음에 그는 “저도 비슷하게 한 거 같다. 인상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커피 갚을 내려고 하는데 내가 내고 돌아섰다. ‘누구신데 커피값을 내시냐?’라고 물으면 ‘최불암입니다’하고 나가버리고 마는 거다. 이름이 이상하니 이름은 외웠을 테니 그런 식으로 전진했다”라고 러브스토리를 밝혔고 신동엽은 “최고의 수작꾼이네요!”라고 말해 웃음 짓게 했다.

최불암은 아내에게 고마운 순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고맙기만 하다. 제 조건이 나빴다. 홀 어머니에 무녀독남 외아들, 가장 가난한 직업 연극을 했다. 여자에게는 전혀 호감을 못 받는 입장이었다. 제 아내가 저를 선택해 준 것은 일생을 가도 다 갚지 못할 거 같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명곡 판정단은 알리를 선택해 2연승 카디가 아쉽게 패배했다.

마지막 무대는 우승 여신 알리도 떨게 만드는 트로피 킬러 정동하다. ‘한국인의 밥상’ 10주년 BGM 조용필 ‘그 또한 내 삶인데’를 선곡했다는 정동하는 “시간의 흐름과 살아온 인생을 생각하면서 좋을 때와 슬플 때도 있지만 이것 또한 내 삶이지. 담담한 위로가 되는 것 같아 선곡했다”라고 밝혔다.

정동하는 담담하게 독백하듯 노래하다 모든 것을 쏟아내는 듯한 노래로 관객들을 눈물짓게 했다. 최불암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에 남상일은 “최불암이라는 명칭 하나로 ‘불후의 명곡’에서 음악으로 남녀노소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런 감정이 지속된다고 하면 천년만년 영원하라”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밥상’ 10주년 잊지 못할 한 상을 받았다는 최불암은 “아내와 딸 같은 배우 김혜수 씨에게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이 가득한 밥 상을 받는데 이 노래가 BGM으로 나왔다. 아내가 김혜수 씨와 과거 드라마에 모녀로 만났다. 벌써 30년 넘게 인연이 이어져서 가족 같은 연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동하의 노래에 그는 “깊은 철학이 숨어있다. 또 살아야 가는 운명적인 인생이 다 지나간다. 심오한 철학이 숨어있는 것을 정동하 씨가 젊은 사람이 쉽지 않은 일인데 깜짝 놀랐다”라고 답했다.

명곡 판정단은 알리를 선택해 그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KBS2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