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테너 최성훈이 첫 단독 공연을 마쳤다.

최성훈은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단독 공연 ‘Movement’(무브먼트)를 전석 매진으로 마무리하며 힘찬 박수를 받았다. 최성훈은 이번 공연에서 양일간 다른 프로그램과 구성을 선보이며 정통 클래식 카운터테너를 넘어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공연 첫날인 19일에는 ‘1악장 클래식’을 주제로, 총 17곡의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로 구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1부는 12인조 바로크 챔버 앙상블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함께 퍼셀, 헨델, 비발디,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들을 선보였다. 화려한 기교부터 서정적인 아름다움까지 팔색조의 면모를 자랑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무대를 공개했다.

2부에서는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채웠다. 최성훈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로저 퀼터, 한국 가곡 등을 선보이며 음성으로 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감동을 선물했다. 이날 정민성과 존노가 초대 손님으로 방문해 함께 훈훈한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JTBC ‘팬텀싱어’로 우정을 쌓은 정민성과 존노는 최성훈과 각각 듀엣곡을 가창한 뒤 각자의 독창곡을 불러,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함께한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리코디스트 최세나의 활약 또한 돋보였다. 특히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음색과 경험을 제공했다. 최성훈은 팬텀싱어 첫 출연 때 불렀던 헨델의 오페라 ‘로델린다’ 중 ‘Vivi Tiranno’를 바로크 버전으로 불렀으며, 앙코르 무대에서 헨델의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를 피아노 버전으로 연주해 열띤 반응을 얻었다.

‘2악장 크로스오버’를 주제로 구성된 둘째 날은 음악감독 이범재와 12인조 챔버오케스트라, 5인조 밴드 구성에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을 사용해 공연을 이어갔다.

공연은 오르간 연주로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로 시작했으며 ‘Danny Boy’, ‘When I Dream’,’ A Lover’s concerto’, ‘May it be’ 등의 향연이 이어졌다. 정민성이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돈독한 우정을 전했으며, 최성훈은 이날 총 14곡의 노래를 가창하며 이틀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최성훈은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우승한 노래였던 데이비드 가렛(David Garrett)의 ‘Io ti penso amore’를 가창, 카운터테너의 음색을 중간 부분부터 흉성으로 바꾸어 부르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최성훈은 이번 공연 ‘무브먼트’를 통해 카운터테너의 길을 걷게 된 계기, 유학 시절 에피소드부터 공연의 준비 과정 등을 진솔하게 전했다. 2일 차에는 그룹 라포엠 멤버들과 전화 연결을 진행하며 팀원들과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최성훈은 “이틀간의 단독 콘서트를 위해서 총 35개가 넘는 노래들을 선곡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첫 시작은 ‘옴브라 마이 푸’의 라르고(Largo)로 매우 느리게 열었지만, 마지막은 (앙콜로 노래한) ‘아다지오(조금 느리게)’로 마무리했다. 침착하게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며 가고 싶고, 최성훈만의 속도가 담긴 무브먼트(Movement, 악장)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주최한 EMK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와중에도 변함없이 공연장을 찾아주고 함께 공감해준 관객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성훈은 정통 클래식계 엘리트코스를 밟은 카운터테너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학사, 파리국립음악원(CRR de Paris) 최고연주자과정, 프랑스 베르사유 바로크 음악센터 수료, 스위스 제네바 국립고등음악원 석사를 마쳤다.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JTBC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에서 활약하는 동시에 도전과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