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안양 KGC의 이번 시즌 4강 플레이오프 경기당 평균 파울 수다. 4강 적수였던 수원 KT의 4강 경기당 평균 파울인 17.7개에 비해 5개 가까이 많다.

정규리그 2위인 KT를 3승1패로 제압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KGC이지만, 이번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유독 많은 파울 수를 기록하며 보는 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주전 선수가 퇴장당하면서 수세에 놓이기도 했고, 상대팀에 자유투 기회를 여러 번 주면서 점수차를 좁히기도 했다.

4강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파울이 경기 막바지 역전을 노리던 KGC의 발목을 잡았다. 이날 경기 내내 KT의 점수를 앞지르지 못하던 KGC는 4쿼터 종료 2분 전, 전성현의 3점슛과 먼로의 2점슛이 연이어 터지면서 86-87로 KT를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KT는 종료 1분 7초를 남기고 가드 허훈이 골밑 돌파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냈고 이에 따른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하며 89-86을 만들어 승리를 가져갔다.

지난 23일 열린 2차전에서는 오세근과 먼로, 양희종, 박지훈까지 개인 파울 4개를 기록하며 파울을 한 번만 더 쌓으면 퇴장당하는 ‘파울 트러블’ 상황에 놓였다. 이날 3쿼터 종료 5분 16초를 남겨둔 때 오세근은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KT 라렌을 막으려다 네 번째 파울을 했다.

오세근은 파울 판정이 부당하다며 심판에게 항의했으나 파울이 인정됐고, 양희종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팀파울까지 걸린 KGC는 KT에 연이어 자유투를 내줬다. 다행히 먼로와 박지훈, 전성현 등이 3점 슛 5방을 연달아 터트려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끝까지 승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3차전은 양 팀 모두에게 ‘파울 수난기’였다. 이날 무려 25개의 파울을 기록한 KGC는 KT에 28개의 자유투를 허용했다. KT는 4쿼터 내내 5점 안팎으로 점수차를 바짝 좁히며 KGC를 맹추격했으나, 경기 종료를 2분 30초 남기고 라렌이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다른 외국인 선수인 마이어스도 이미 3쿼터에 퇴장당했기에 KT는 국내 선수만으로 마지막 쿼터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4쿼터 8분 3초, KGC의 유일한 외국인 선수인 먼로까지 퇴장당하면서 국내 선수만으로 코트가 꽉 차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허훈이 연이어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78-76으로 점수차가 좁혀졌을 때, KGC의 리딩 가드 변준형마저 5번째 파울을 범해 퇴장당했다. 아찔한 마지막 1분이었지만, 전성현이 경기 종료 13초를 남기고 3점포를 쏘면서 KGC는 83-77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이끌어 냈다.

KGC의 승부수이자 KT의 마지막 기회인 27일 4차전에서 양팀은 더욱 적극적인 파울 플레이를 시도했다. 4쿼터 종료를 1분 남기고 79-76으로 불안하게 앞서 가던 KGC는 허훈과 라렌에게 연이은 세 번의 자유투를 내주며 결국 경기 종료 20초 전 79-79로 따라잡혔다. 김승기 KGC 감독이 다급하게 요청한 작전타임 이후, 변준형이 경기 종료 0.8초를 남기고 골밑을 돌파해 2점 ‘위닝샷’을 터트리면서 KGC는 81-79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힘겹게 KT를 제압하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디펜딩 챔피언’ KGC는 다음달 2일부터 정규리그 1위 서울 SK와 통합우승 자리를 놓고 7전 4선승제의 긴 싸움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