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 다운증후군 배우 정은혜가 어린 적 쓴 시를 공개했다.

배우 정은혜(33)는 지난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나도 매력 있는 외모가 있었더라면 좋겠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정은혜씨는 “안녕하세요 저는 ‘니 얼굴 은혜씨라고 합니다’”라면서 “그리고 또 ‘우리들의 블루스’ 이영희 라고 합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씨는 또 “제가 어렸을 때 쓴 시 하나 있습니다. 읽어보겠습니다”라며 자신이 쓴 시를 천천히 읊어내려갔다.

나는 왜 사람들보다 다를까?

나는 왜 사람들보다 행동에 다른 점이 있을까?

나는 왜 성격과 생각을 어떤 점도 다르지?

말하는 대화도 역시 남보다 다를까?

나는 왜 남보다 외모가 다를까?

나도 매력있는 외모가 있었더라면 좋겠다.

어릴 적 어떤 마음이 들어서 이 시를 적었는지 묻는 질문에 정씨는 “나는 발달장애인이고 사람들과 다르니까. 날씬한 사람들이 샘나기도 하고 질투도 나기도 하고 (난)다르게 생겼으니까 . 생각…나서 그렇게 쓴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희가 영옥에게 ‘돈 벌어서 성형수술해 달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처럼 실제로도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냥 드라마 이니까. 연기로 하니까. 저는 그냥 저대로 살고 있으니까. 그냥 저는 제 몸으로 제 멋대로 좋은데 뭐”라고 답해 또 한번 울림을 줬다.

영상 뒷 편에 있던 정은혜의 어머니는 “그럼 성형수술 나를 시켜달라”며 눙을 쳤다. 에에 정은혜는 손사래를 치며 장난을 치는 등 여느 모녀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여줬다.

어머니 장차현실은 만화 ‘또리네집’을 통해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는 일상을 펴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학교앞에서 화실을 내고 딸에게 청소일을 시켰는데 다른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걸 보고 따라 그리면서 틱과 조현병 증상이 없어지고 사회 속 존재로 살아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정은혜씨 영상 속에는 그의 자화상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실제로 4000명의 얼굴을 그린 캐리커처 화가다. 2016년부터 경기도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에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유튜브 채널 ‘니 얼굴 은혜씨’에서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정은혜는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옥(한지민)의 다운증후군 언니 영희를 연기했다. 에피소드 마지막회에서 영희는 제주에 왔다가 푸릉마을 주민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떠났고, 영희의 그림 실력을 믿지 않고 있던 영옥은 영희가 그린 그림을 보고 놀란다. 그가 외로운 마음을 담아 그렸다는 수많은 그림 들은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은혜는 영화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감독 박경희·2005) ‘다섯 개의 시선’(감독 김동원·2006)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정은혜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서동일)에도 담겼다. 제25회 부산 국제영화제에 초청됐으며, 다음달 23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