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업계의 화두는 단연 IP(지식재산권) 확보 경쟁이다. 지난 1분기 게임산업의 침체 국면 속에서 이른바 ‘똘똘한’ IP 보유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IP 파워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 그 저력을 다시금 조명 받고 있는 대표적인 IP는 ‘리니지’다. 국내외 주요 게임 기업이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와중에, 엔씨소프트가 굳건한 ‘IP 파워’를 통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다.
■위기에 믿을 건 역시 ‘리니지’
엔씨의 호실적의 핵심은 출시 5개월 동안 7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리니지W’다. 특히 지난해 말 12개 국가에서 ‘리니지W’가 출시된 후 엔씨의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출시 전부터 사전 예약 1300만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은 ‘리니지W’는 출시 5개월이 지난 현재 하루 이용자 수가 120만명에 달하며 최고 흥행작 대열에 올랐다. 이용자 지표는 줄곧 상승 곡선을 그려 출시 시점 9개로 시작한 월드(108개 서버)는 5월 현재 19개 월드(228개 서버)까지 증가했다.
‘리니지W’의 뜨거운 흥행을 증명한 것이 최근 진행된 ‘공성전’이다. ‘공성전’은 혈맹들이 성의 지배권을 놓고 대결하는 콘텐츠로 ‘리니지의 꽃’이라 불린다. 지난달 24일 열린 첫 번째 공성전에는 8만명 이상이 치열한 전투에 참가해 ‘리니지 파워’를 입증했다. 특히 글로벌 참가자 비중이 58%에 이르며 ‘W(World)’다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았다.
‘리니지W’의 성공 속에서 눈길을 끄는 건 ‘리니지M’의 반등이다.
동일 IP를 기반으로 한 ‘리니지W’가 출시되며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리니지M’의 매출은 예상을 깨고 직전 분기 대비 31%나 반등했다. 업계에서는 두 게임이 동시 흥행에 성공하며 이용자 층을 분리하고 엔씨의 성장 저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내린다.
출시 5주년을 맞아 ‘리니지M’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보상으로 신규, 복귀 이용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8일 진행되는 대규모 업데이트 ‘TRIGGER: 진혼의 방아쇠’에서는 ▲‘총사’ 클래스 리부트 ▲신서버 ‘발록’ ▲5주년 기념 TJ’S 쿠폰 등의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엔씨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리니지M’은 노후화된 콘텐츠를 개선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등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적용해 반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리니지M’은 최근 ‘리니지W’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며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다시 오르는 저력을 입증했다.
■리니지 받고 더블로…‘TL’ 시동
위기 상황에서 ‘IP 파워’를 입증한 엔씨는 신규 IP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리니지’에 가려져 한동안 보여주지 못한 자신들의 개발 역량을 신규 IP를 통해 팬들에게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TL
대표적인 타이틀은 올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TL’(Throne and Liberty)이다. PC·콘솔로 출시 예정인 ‘TL’은 ‘리니지’의 색채를 뺀 완전히 독립적인 콘텐츠로 출시될 예정이다.
‘TL’ 특징은 바로 환경이다. 이용자들이 모험을 펼치는 세계를 몰입감 있게 구현해 낮과 밤, 비와 바람 같은 환경 요소들이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활의 사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비가 올 때 라이트닝 계열 마법을 사용하면 단일 대상 공격이 연쇄 효과를 일으키는 광역 스킬로 적용되는 등 같은 스킬이라도 상황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고 엔씨는 설명했다.
이 같은 요소는 국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지난 3월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 조회 수가 800만을 돌파하는 등 ‘TL’에 대한 관심도가 점자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다. 서낭당과 무당 그리고 조선시대 무사 등의 이미지가 공개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프로젝트E’는 서양 판타지 세계인 ‘TL’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다른 대륙에서 펼쳐지는 모험이라는 실험적인 요소가 다수 들어가 있는 것으로 소개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