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올스타전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첫 번째는 ‘베스트12’ 투표에서 최상위권에 오르는 것이다. 양팀 감독이 정하는 감독 추천선수 명단에 드는 방법도 있다. 마지막은 부상 등 불가피한 이유로 출전이 어려워진 선수를 대신하는 ‘대체선수’ 합류다.

리그 최고 중견수로 성장한 SSG 최지훈(25)이 16일 대체선수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다. 올 시즌 눈부신 활약에도 올스타로 선정되지 못해 아쉬움을 샀으나 올스타행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최지훈은 올 시즌 86경기에 나가 타율 0.314(334타수 105안타), 5홈런, 20도루, 3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0을 기록 중이다. 일찌감치 빼어난 수비력을 선보이며 ‘짐승’ 김강민의 뒤를 잇는 ‘아기짐승’으로 자리매김했다. 짐승 후계자답게 외야로 날아간 안타성 타구를 척척 잡아낸다. 프로 3년차인 올해는 약점으로 꼽히던 타격에도 눈을 떴다. 지난 시즌을 타율 0.262로 마쳤지만 올해는 3할 타율을 유지 중이다.

활약상만 보면 올스타로 뽑히고도 남는다. 하지만 생애 첫 올스타전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팬(70%)과 선수단(30%) 투표 결과를 합산해 선정하는 베스트12에 들지 못했다. 삼성 호세 피렐라·구자욱, 팀 동료 한유섬에 이어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 4위를 차지하면서 상위 3명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드림 올스타 감독 추천 외야수로는 KT 배정대와 두산 정수빈이 뽑혔다.

정수빈이 허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최지훈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두산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과 한화 포수 최재훈도 각각 부상으로 출전이 무산된 두산 홍건희와 KIA 박동원의 빈자리를 채운다. 이들은 팬사인회 등 식전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3년 만에 팬들을 찾아간다. 2020년 최지훈이 SSG에 입단한 후 처음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탓에 축제 없이 심심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최지훈은 팀 동료인 김광현·최정·박성한·한유섬(베스트12), 서진용·김민식(감독 추천선수)과 한 무대에서 호흡한다. 올스타전 출전 자체만으로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SSG 선두 행진의 핵심, 최지훈의 후반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