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 추락사와 관련해 노르웨이 오슬로대 한국학과 박노자 교수가 대한민국의 불공정한 현실을 꼬집었다.

박노자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싸이의 공연장 철거 작업 도중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그는 “역시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며 노동자들의 위험한 근무환경과 K-컬처 뒷면에 드리운 양극화 등에 관해 비판했다.

박 교수는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안전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은 없다”고 했다.

그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배우 상위 1%의 연평균 수입은 20억 원 이상인가 하면, 하위 90%는 700만 원 정도”라며 “공정의 ‘공’자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이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간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0분경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싸이 ‘흠뻑쇼’ 무대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 A씨가 15m가량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외주업체에서 고용된 A씨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조명탑을 철거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지역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1일 “강릉시와 가수 싸이의 소속사 피네이션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당사자”라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작업이 강행된 것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경찰은 같은 날 “먼저 하도급 구조 등을 자세히 파악해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소재를 가린 후 관련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보강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히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강릉경찰서는 목격자 진술 확보 후 사망한 A씨에 대한 일반 변사 처리 절차를 마무리하고, 공연 관계자와 철거 업체 직원 등을 소환해 안전규정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