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원래 재미가 없었을까?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본의 아니게 수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빠, 왜 철수는 30분 먼저 출발하고, 영희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잠깐 멈추는 사고가 나?” 굉장히 창의적인 질문이지만 언제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긴 하다. 나는 왠만하면 답(이 아닌 내 생각)을 주고 싶어서 대답을 하지만, 어린 철학자들의 질문은 역시나 세상을 관통하고 있어서 만족스러운 답을 주기 어렵다. 수학변태인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근원은 숫자!”라고 외쳤지만,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세상의 근원이 아닌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단순 명료한 가이드였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수학을 좋아한다. 수학을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 수학을 좋아하면서 화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밀가루에 베이킹소다를 넣어 빵의 부피를 키우고, 그것으로 돈을 더 많이 벌었다. 어린이 입장에서 보자. 수학문제를 대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해결하면 그때의 쾌감은 스타트업을 창업해서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에 비할 수 있다. 그러한 연습들이 누적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벌게 되고,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과학자가 된다.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북한에서도 수학을 잘하면 대우를 받는다. 그래서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수학을 잘하길 원하나 보다.

매쓰팡(대표 송진영)은 인공지능 수학 문제 풀이 게임 서비스 ‘매쓰팡(mathpang.com)’을 운영하는 수학 스타트업이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게임처럼 즐기게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한다. 유명한 퍼즐게임인 ‘컷더로프’나 ‘말랑말랑 두뇌게임’처럼 게임화했기 때문에, 매쓰팡을 접한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매일 40문제씩 게임처럼 푸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화 된 수학은 글로벌 트렌드다. 북미에서는 이미 프로디지 매쓰(Prodigy Math)와 같은 게임형 수학 플랫폼이 150여개 나라에서 1억5천만명 이상의 아이들의 열띤 지지를 받고 있다. 기존 주입식 수학이 아닌 게임형 수학이 대두되면서, 수학 교육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는 수학의 정석, 해법수학, 개념원리, 쎈수학, 눈높이 등 많은 수학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1980년대 출판물 중심의 학습을 제공하고 있고, 기존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교육회사들도 ‘인터렉티브’한 수학이 대세임을 깨닫고 수학교육의 전환을 시도하고는 있으나, 프레임 전체를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게임처럼 만든 서비스도 몇 있지만 너무 게임성만 강조하여, 학습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명 TV모델을 써서 인공지능 기술로 개인화 학습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왜 수학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에 실패하면서 점점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매쓰팡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의 경험’과 보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강화하였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을 수학문제를 풀면서 느끼게 구성하였다. 덕분에 네이버로부터 초기투자를 받고, 서울대입구역인근에서 20명이 함께 매쓰팡을 만들고 있다.

수학은 지금 이 칼럼을 쓰고있는 노트북 컴퓨터에도 농밀하게 스며있다. 부모로서, 자식들이 던지는 “왜 수학을 해야하죠?” 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 자신이 없다면, 매쓰팡에 접속해보자. 수학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세상을 해석하는 철학으로서의 수학을 사랑하자. 매쓰팡이 어쩌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