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게임이 ‘문화예술’로 인정을 받게될 전망이다.

문화예술의 범위에 게임을 추가하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은데 이어, 오는 30일 본회의 논의를 거쳐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중독물질’ 취급을 받아오던 처지를 돌아보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다. 당장, 게임 산업을 옥죄어 오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움직임은 크게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은 문화예술의 정의에 게임과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을 추가하도록 했다. 문화예술로 인정되면 국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개정안을 발의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양한 예술 장르가 복합된 종합예술인 게임은 콘텐츠 산업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며 “이번 개정안 통과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게임 산업 지원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즉시 환영하고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은 이미 게임을 예술로 인정하며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게임이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편입된 것을 지지하고 환영하며, 올바른 게임 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 밝혔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장기적으로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후속 조치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은 지난해 한국 콘텐츠 수출 14조원 중 9조원 이상을 담당하는 ‘효자 역할’을 했음에도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진흥보다는 규제 쪽이 컸다. ‘게임중독’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때문이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시도에 국내 게임 산업계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9년 WHO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에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올해부터 194개 WHO 회원국에 적용됐으며 국내에는 2025년 반영될 전망. 다만 WHO의 질병 기준은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실제 도입은 각국 보건당국의 의지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으로 ‘질병코드 도입’를 둘러싼 국내 환경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침 ‘도입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최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교육청 중 11개 교육청은 ‘질병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3개 교육청은 반대 입장을 냈고, 찬성은 3개 교육청에 그쳤다. 7개 교육청이 ‘찬성’ 했던 2019년에 비해 신중론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