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소프트뱅크 감독 어드바이저(고문)는 지난 17일 2023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NC에 지명된 우완 투수 목지훈(신일고)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지훈은 11년 전인 2011년 말, 김 고문이 출연했던 한 초코 드링크 광고에서 함께 나왔던 소년이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으로 그저 뛰어노는 게 즐거웠던 꼬마는 내년이면 당당히 프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

어머니 최선희씨는 김 고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당시 어린 아들의 진로를 놓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그해 여름까지 SK 와이번스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 고문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기 때문이었다.

김 고문 또한 전화 통화 이후 새삼 고마운 마음을 느꼈다. 김 고문은 지난 1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인연의 끈이란 게 참 대단한 것 같다. 겨울에 꼭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SK 지휘봉을 놓고 야인으로 돌아가 있던 2011년 겨울 어느 날의 수원야구장으로 기억했다. 스탠드에서 올라가 광고 대사를 했던 장면과 더불어 그라운드에 뛰어다니던 아이 모습도 떠올렸다.

김 고문은 “촬영하며 ‘뛰어라’ 했더니 팔닥팔닥 뛰는 게 아주 빨랐다. 아이가 ‘재미있구나’ 싶었다. 아이가 그때 촬영하면서도 ‘야구하고 싶어요’ 했던 것 같은데, 진짜로 부모가 ‘야구시켜도 되겠습니까’ 물어서 ‘해도 되겠다’고 얘기를 했던 것이 기억 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또 “아이가 참 귀여운 얼굴이었다. 많이 컸을텐데 한번 만나보고 싶다. 투수로 140㎞ 중반대 공 던진다고 하던데 앞으로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소프트뱅크 코칭스태프로 여전히 승부의 현장에 있다. 목지훈의 어머니 전화를 받은 17일에도 오릭스와의 오사카 원정을 앞두고 있던 상황으로 “첫날부터 오릭스 선발로 일본 최고 투수가 올라온다. 중요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순위싸움 한복판에 있는 목소리였다.

실제 퍼시픽리그 선두인 소프트뱅크는 이날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0-2 완봉패를 당하며 2위 오릭스에게 2게임차로 쫓겼다. 두 팀은 월요일인 19일까지 3연전을 이어간다.

소프트뱅크는 퍼시픽리그 우승과 함께 일본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 고문은 일본 내 포스트시즌 일정을 마치고 모두 귀국한 뒤 성장한 목지훈과 재회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