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와 LG는 올시즌 프로야구의 ‘양강’이다. 그런데 두 팀 모두 불운하다. 27일 현재 SSG는 승률 0.647(86승4무47패)로 잔여 7경기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정규시즌 우승 확정까지 아직도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고, LG는 승률 0.626(82승2무49패)를 기록하고도 2위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입장이다.

두 팀 모두 참 잘 달려온 시즌이다. 그러나 1회부터 9회까지 경기를 풀어가는 패턴은 달랐다. 향후 진행될 두 팀 레이스의 향방을 결정지을 하나 관전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SSG는 1회를 시작으로 9회를 향하며 ‘가열형 야구’를 했다. LG는 그 반대로 ‘냉각형 야구’를 했다.

SSG는 최근 마무리 자리가 불투명한 여파로 경기 막바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1회를 시작으로 9회로 가면서 마운드 약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SSG는 경기 초반인 1~3회 팀 피OPS(출루율+장타율)가 0.667로 전체 1위에 오를 만큼 좋았다. 4~6회 역시 피OPS 0.656으로 2위를 기록할 만큼 두드러졌다. 그러나 7~9회는 0.741로 6위까지 떨어진다. 9회만 놓고 보면 0.817로 9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SSG의 경기 후반이 일방적 약세였던 것은 아니다. SSG 타선은 경기 초반보다 중후반 들어 강세를 보였다. 1회~3회에서는 팀 OPS가 0.695로 6위에 불과했지만, 4~6회에서는 0.754로 급등하며 1위에 오른 뒤 7~9회에서도 OPS 0.762로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지표를 써나갔다.

SSG는 말 그대로 경기 후반으로 가면서 뜨거워지는 야구를 했다. 많이 맞았지만, 많이 때렸다. 경기 후반 접전 상황이 유난히 많았던 가운데 대다수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특성 때문이었다.

LG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차가워졌다. 마운드는 1회부터 9회까지 큰 기복 없이 견고했다. 1~3회 피 OPS가 SSG와 함께 공동 1위, 4~6회 피OPS가 0.653으로 역시 1위다. 7~9회 피OPS는 0.668로 KT(0.660)에 이어 2위인데 9회만 놓고 보자면 피OPS는 0.635로 4위지만, 피안타율 0.206로 극강의 수치를 남겼다. 이기는 경기에서 등장하는 마무리 고우석 효과로 보인다.

그러나 LG는 경기 후반으로 타선이 살짝 식는 경향을 보였다. 1~3회에는 팀 OPS가 0.758로 1위를 달렸지만 4~6회를 달리면서는 0.726로 4위까지 내려앉을 만큼 주춤한 뒤 7~9회에서도 0.747로 3위에 머물렀다.

두 팀 야구의 1~9회 ‘내비게이션’은 달랐다. SSG가 드라마 같은 마무리가 많았다면 LG는 다큐멘터리 같은 끝맺음이 많았다.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SSG와 LG. ‘다름’이 있어 보는 맛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