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비결이라면….”

17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컵을 되찾은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53)이 그라운드 밖에 머물렀던 베테랑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홍명보 감독은 19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K리그1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17년 만에 우승이라 울산의 모든 관계자와 구성원, 선수단까지 모두 기쁠 것”이라며 “(최종전이 열리는) 일요일에는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 16일 강원FC전 2-1 승리로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5년 이후 첫 우승이자 지난 3년간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던 아픔을 털어냈다.

지난해 부임한 홍 감독은 자신도 한 차례 실패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올해는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올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냈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이 올해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눈길을 끈 것은 라커룸 풍경이었다. 그라운드의 주역도, 벤치 멤버도 아닌 박주영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은 “우승 비결을 따졌을 때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고 고맙게 여기는 것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베테랑 선수들”이라며 “그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이 아주 위대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버텨준 베테랑 선수들도 중요했다. 이들의 헌신을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힘겹게 우승컵을 되찾은 홍 감독은 팬들의 바람대로 왕조를 건설하고 싶다는 의지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10년 주기설을 1년으로 바꿨으면 한다”며 “앞으로는 울산이라는 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에 대해 조금씩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팬들을 위해 울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이날 기자회견은 기술적인 문제로 지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