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61위. 가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참가국 중 순위가 가장 낮지만, ‘축구인의 피’를 물려받은 형제가 그 중심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가나 공격 라인의 안드레 아예우(33·알 사드)·조던 아예우(31·크리스털 패리스) 형제는 가나전에서 한국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아예우 형제의 아버지 아베디 아예우는 1993년 마르세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가나의 ‘축구 전설’이다. 아예우 형제 역시 가나 축구계에서 아버지 못지않은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안드레는 17살에 A대표팀에 데뷔해 108경기에서 23골을 넣었고, 조던은 18살에 처음 A매치 무대에 오른 이래 84경기 동안 19골을 넣었다.

아예우 형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형 안드레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인 스완지 시티에서 뛰었는데, 한국의 전 국가대표인 기성용(33·FC서울)이 스완지 시티에 몸담았던 시기와 겹친다. 당시 안드레는 기성용과 공격진에서 발을 맞추며 스완지 시티의 강등권 탈출에 이바지했다.

안드레는 현재 벤투호의 간판 수비형 미드필더인 정우영(33·알 사드)의 동료로 뛰고 있다. 2021~2022시즌 카타르 리그에서 21경기 15골 1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2위에 오른 안드레는 이번 시즌 7경기 2골 1도움으로 활약 중이다.

동생 조던은 한국과의 A매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전적이 있다.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이었던 2014년 6월 친선경기에서 조던은 전반 11분과 후반 9분, 후반 44분에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고, 아사모아 기안의 득점까지 더해 가나는 한국을 4-0으로 꺾었다. 한국의 수비진은 가나의 역습에 속절없이 뚫렸다.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를 때렸지만, 결국 한국은 단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한 채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아예우 형제는 여전히 가나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지만, 최근 경기력이 부진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월드컵 전 마지막 친선경기였던 스위스전에서 아예우 형제는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가나 축구팬들은 “조던은 세트피스 근처에 있으면 안 된다”, “아예우 형제를 벤치에 앉히는 게 가나를 위한 길이다” 등 날 선 비판을 내놨다. 조던은 카타르 월드컵 예선 7경기 동안 골을 하나도 넣지 못했고, 이번 시즌 크리스털 팰리스에서도 14경기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오토 아도 가나 감독은 여전히 아예우 형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오토 감독은 지난 6월 가나와 마다가스타르의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던이 리그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조던은 그렇게 한다”라고 말했다. 안드레는 2019년부터 가나 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가나의 조별리그 첫 상대는 H조 최강팀인 포르투갈이다. 가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만나 1-2로 졌는데, 현재 가나 대표팀에 당시 포르투갈전을 뛴 선수는 아예우 형제 두 명뿐이다. 안드레 아예우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2014년 맞대결 이후 포르투갈도, 가나도 많이 변했다. 축구는 복수가 아니다. 우리는 그저 이겨서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