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은 11m 거리에서 펼쳐지는 키커와 골키퍼간 심리전이다. 키커에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골문 앞 노마크 슛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이론적으로는 키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80% 정도의 성공률 밖에 안된다.

그런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페널티킥 성공률이 더 떨어졌다. 16강까지 치른 현재, 총 31번의 페널티킥(승부차기 포함)에서 성공한 건 18번에 불과하다. 성공률은 58.1%로 뚝 떨어졌다. 2018년 러시아 대회(70.6%)와 비교해서도 12.5%나 내려간 수치다. 당시 총 68회의 페널티킥(승부차기 39회) 상황에서 48골이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20년 4월 발표한 1983년 프로축구 출범 후 페널티킥 성공률도 79.2%로 집계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1966년 대회부터 지난 대회까지 월드컵 경기 도중 발생한 페널티킥 성공률은 80%(220-176)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승부차기의 성공률은 69%(294-203)로 조금 더 낮다. 키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공식은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기 중 페널티킥은 16번 중에 11차례(68.8%) 골로 연결됐고, 승부차기는 15번 가운데 7개(46.7%) 성공에 그쳤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골키퍼들이 숙제를 잘해냈다”고도 분석했다. 골키퍼의 선방률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골키퍼가 상대 팀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은 11차례(35.5%)나 된다. ‘데일리메일’은 “196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페널티킥을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이 17%였다. 이번 대회 골키퍼 선방 확률이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페널티킥 연습을 1000번씩 시키며 “페널티킥은 복권이 아니다. 자주 훈련하면 기술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모로코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스포츠 과학 전문가 제이르 조르뎃은 “골키퍼의 동작에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심판의 휘슬이 육상 출발 신호가 아닌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킥에 나서야 한다”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