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어요, 이렇게 사는 것도 좋네요.”

10대와 20대를 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힘껏 달려온 아이유가 30대에 접어들었다. 그는 인생 모토가 바뀌었다며 큰 계획 없이 살 것을 천명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는 20일 영화 ‘드림’ 개봉을 앞두고 스포츠경향과 만나 영화 ‘드림’을 찍은 소회, 톱스타 아이유로서의 현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이병헌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이유는 험난한 사회에 치어 ‘열정리스’, ‘소울리스’가 된 PD 소민을 연기한다.

아이유에게 ‘드림’은 실질적인 인생 첫 영화다. 지난해 ‘브로커’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으나 촬영은 ‘드림’이 ‘브로커’보다 먼저 진행됐다. 아이유는 “‘드림’은 오래 작업한 작품이다. ‘브로커’가 먼저 개봉했지만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가 ‘드림’이다. 첫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기대”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감독님이 원하는 소민의 특징이 확실했어요. 감독님의 아이디어가 소민에게 잘 녹아들어 있었고, 감독님 캐릭터 자체가 좋은 참고가 됐어요. 감독님이 디렉팅 역시 세세하게 해주셨구요, 도움도 많이 받고 연습도 많이 했고요. 여러 시도를 하면서 오케이를 받았어요.”

아이유는 영화 ‘드림’이 관객에게 울림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치고 뒤처졌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런 건 다 개인적인 것이구나’라는 생각하셨으면 해요. 우리가 정해놓은 기준치라는 것은 너무 박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괜찮다’라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관객분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시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보상이 될 것 같아요.”

그동안 아이유는 영화 ‘브로커’에서는 물론 드라마에서도 사연 있는 캐릭터를 맡아왔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이 있다.

“의도한 건 아닌데 그동안 슬픔이 많은 캐릭터의 작품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드림’에서 만난 소민을 통해 저를 환기하 수 있었고, 오랜만에 밝고 심플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면 앞으로도 밝고 일상적인 캐릭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 ‘소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새로운 캐릭터를 맡는 만큼 준비에 공을 들였다고 했다. 예능 출연 경험을 살려 PD라는 직업을 100% 구현했다. 아이유는 “예능, 특히 야외 버라이어티에 출연한 현장 PD님들의 모습을 참고했다”면서 “항상 땀복을 입고 목에는 수건을 두르셨다. 움직임이 많아 힘드시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참고해 의상을 정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좋아하셨다. 메이크업도 헤어스타일도 한 스타일로 쭉 가자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2008년, 15살에 데뷔한 소녀 아이유는 이제 세는 나이로 서른을 넘겼다.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아이유는 가수로서는 물론이고 배우로서도 성공했다. 쉬지 않고 우직하게 달렸다.

“제가 일을 우직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일 자체가 즐겁고 좋았기 때문이에요. 물론 나 자신에게 실망한 때도 있었죠. 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낼 때마다 보여주신 반응, 응원은 참 달콤했고, 이것이 제 인생에 있어 큰 힘이 됐어요. 일할 때 마음이 제일 편하고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일한 것 같아요.”

아이유는 지난해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치렀다. 여자 솔로 가수로서는 최초다. 아이유는 “너무 황홀한 기억이다. 아마 죽는 순간까지 기억에 남지 않을까? 제 주변 분들도 지금까지 이야기 하신다. 제게 큰 기억이자 성과이고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이제 30대가 됐고, 새로운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20대 때 보여 드린 열정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고민은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30대가 된 아이유는 인생 모토를 바꿨다. 열심히 달려 온 20대를 지나 이제 ‘흘러가는 대로’ 살기로 했다. 그는 “솔직히 30대가 됐다고 해서 큰 계획은 없다. 20대 마지막 쯤에 낸 앨범에서 나 스스로를 많이 괴롭히는 계획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지금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 그렇게 다지마니 이렇게 사는 것도 좋다고 느꼈다”며 인생 가치관의 변화를 고백했다.

“당분간 큰 계획은 없어요. 흘러가는대로 그렇게 살고 싶어요. 요즘에는 하루하루 성취감에 만족하고 있어요. 최근 들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하루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계획한 시간 잠자리에 들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