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슈퍼 루키’ 김민석(19)은 팬들을 설레게 하는 선수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민석은 4월1일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줄곧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3일 현재 33경기에서 타율 0.262 1홈런 13타점 등을 기록 중이다.

신장 185㎝의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진 김민석은 플레이 스타일이 중·고교 선배 키움 이정후와 닮아 ‘제2의 이정후’라고 불리곤 한다.

이렇게 그라운드를 누비다보니 상대에서도 집중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김민석은 팀의 리드오프로 공격첨병의 역할을 하기에 상대팀에서는 출루를 시켜서는 안 될 선수다.

김민석 역시 자신을 향한 견제를 느끼고 있다. 그는 “떨어지는 변화구가 많이 온다”며 “그 공을 참아야 실투가 오는데 타자라면 그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군의 선배 투수들을 상대해보면서도 많은 걸 느끼고 있다. 김민석은 최근 상대한 SSG 김광현과의 맞대결을 떠올려봤다. 김광현은 지난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1안타 9삼진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묶었다. 김민석 역시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민석은 “김광현 선배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처럼 들어오는데 나중에 보니 다 볼이었다. 워낙 대선배라 상대하는 느낌이 달랐다. 그 슬라이더는 어느 왼손 타자가 와도 스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김민석은 다음에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로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보통 신인 선수들은 자신이 맞붙지 못한 1군에 있는 정상급 투수들과의 대결을 고대하기 마련인데 김민석은 “두산의 남율 선수와 붙어보고 싶다”라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율은 김민석과 같은 휘문중-휘문고를 졸업했다. 두산에 11라운드 109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아직 1군은 물론 퓨처스리그에서의 기록도 없다.

하지만 김민석은 “아마추어 때 상대했을 때 내가 안타를 하나도 못 쳤다”라고 돌이켜봤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는게 그 이유다. 김민석은 “해볼만 할 것 같다”며 친구와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김민석의 이런 도전장은 매번 발전하려는 의지와도 맞닿아있다. 그는 “습득력이 빠른게 내 장점”이라고 말한다. 항상 야구 영상을 보면서 배울 점을 찾아낸다. 타자가 잘 치는 영상은 물론, 타자들이 삼진을 먹는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한다. 투수들이 삼진을 잡은 영상을 보면서 타자들이 왜 삼진으로 돌아섰는지를 보며 연구한다.

코칭스태프들도 김민석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김민석은 야구 DNA가 있다”고 추켜세웠다.

함께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기들도 김민석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KIA 윤영철에 대해서도 “직구 볼 끝이 좋아졌더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1992년 염종석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만큼이나 신인왕 계보도 오랜 시간 동안 이어가지 못하는 중이다. 김민석은 “신인왕 욕심은 있다. 하지만 더 바라는 건 가을야구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