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LTNS’는 매회 첫 장면부터 파격적이다. 1회에는 부부로 나오는 안재홍과 이솜의 격정적인 키스씬이 등장하고, 2회에는 사내 불륜커플을 연기한 김우겸과 정재원이, 3회에서는 ‘시니어 불륜커플’ 정진영-양말복, 4회에는 ‘여여(女女)커플’ 황현빈-김승비가 파격적인 키스씬을 선보인다.

이러한 오프닝 시퀀스 말고도 ‘LTNS’에서는 보는 사람의 눈과 귀가 확 뜨일만한 파격적인 수위의 설정이 많다. 물론 한계가 없는 것이 OTT의 장점이긴 하지만 이러한 전개는 자칫 ‘불호’를 양산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러한 의도를 품은 연출자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궁금했던 이들의 대답은 기자의 예상을 훌쩍 넘어섰다.

■ 쟁점 1. 파격적인 ‘키스씬 오프닝’, 그 이유는?

‘LTNS’는 보통 영미권에서 ‘오랜만이다’라는 의미로 쓰는 ‘롱 타임 노 씨(Long Time No See)’를 제작진에서 ‘섹스리스(Sexless)’를 뜻하는 ‘롱 타임 노 섹스(Long Time No Sex)’로 비튼 제목이다.

극 중에는 불륜을 정당화하며 “사랑은 두 개까지다”, ‘섹스리스’인 상황을 정당화하며 “통장 같이 쓰면 사랑이다”는 등 상식의 범주를 아득히 넘어서는 대사도 등장한다. 거기에 황혼의 사랑, 레즈비언 성향의 커플 등 소재에서도 선을 확실히 넘는다.

“‘19금 드라마’를 쓰자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쓰다 보니 표현에 있어 움츠러들거나 조심해서 할 말이 없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저와 전 감독님이 함께 썼는데, ‘수위를 너무 검열하자 말자’고 생각했죠.”(임대형 감독)

“키스장면은 드라마의 상징으로 의도했어요. 첫 컷만 보면 비호감도 강하게 들잖아요. 그런 느낌도 가져가실 수 있도록 연출했어요. 사실 우리 콘텐츠가 너무 ‘호감’만을 위해 달리잖아요. 딱 첫 장면 보고, 보기 싫으신 분들은 돌아가실 수 있도록 장치했습니다.(웃음)”(전고운 감독)

■ 쟁점 2. 정서적 불륜과 육체적 불륜, 무엇이 나쁜가?

4회까지 ‘남의 불륜’을 뒤쫓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임박사무엘(안재홍)-우진(이솜) 커플은 5회부터 내분이 일기 시작한다. 교감이 없는 부부생활에 염증을 느낀 사무엘의 마음에 옆집 여자 정민수(옥자연)가 들어와 있던 것이다. 사무엘과 심하게 다툰 우진은 홧김에 속물적인 전 남자친구 정기석(류덕환)과 육체적 관계를 맺는다.

사무엘-민수는 정작 몸을 섞진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통하고 있었고, 우진과 기석은 몸은 섞었지만 일말의 사랑은 없었다. 정확히 대치되는 사랑의 형태로 부부는 극한대립에 빠진다.

“저는 둘 다 이해가 가요. 도덕적으로 잣대를 들이밀면 둘 다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뿌리를 살피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으니까요.”(임대형 감독)

“드라마가 뭐가 더 좋고, 나쁘냐는 이야기를 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봤어요. 결국 ‘우리는 다 실수를 하고 산다’ ‘다 나쁜 면도 좋은 면도 있다’는 양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경제공동체가 된 부부는 막상 ‘섹시함’이 사라지고, 또 그 관계가 사라지면 섹시함을 느낍니다.”(전고운 감독)

■ 쟁점 3. 명품 조연 라인업, 감독들의 픽(PICK)은?

드라마에는 ‘은퇴작이 또 나왔다’는 평가를 받은 안재홍과 이솜의 연기 못지않게, 다양한 상황을 풀어낸 ‘명품 조연’들의 활약도 빛났다.

시니어 커플을 연기한 정진영-양말복 뿐 아니라 주인공 친구 부부로 불륜적발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학주, ‘여여커플’ 황현빈과 김승비 그리고 그동안의 선한 이미지를 말끔하게 빼낸 류덕환의 날카로운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정진영씨가 주연을 제외한 첫 캐스팅이었어요. ‘장년 커플’ 캐스팅이 어려울 것 같아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뵀죠. 뜨뜻미지근해 보이셨는데 나중에 전화가 와서 하시겠다고 했어요. 두 분 모두 현장을 즐기는 모습이 보이셨죠. (류)덕환씨는 몸도 만들고 태닝도 하면서 성의를 보이셨어요. 자기 일처럼 캐릭터를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임대형 감독)

“저만의 규칙이 있는데, 그 배우에게 대본을 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보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엄마랑 보면 될까요’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드라마도 엄마랑 보실만한 거 많으니 비뚤어지고 싶을 때 혼자 보세요.(웃음)”(전고운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