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마다 3점슛+4Q만 10점
우리, 10점차 뒤집고 ‘기선제압’
김단비·박지현도 이름값 활약
2년연속 챔피언 등극 기대감 ↑

1차전 승리팀 우승확률 ‘71.9%’
홈경기 17전 전승 KB 안방 눈물
챔프전 최다 더블더블 공동1위
박지수 대기록도 패배로 빛바래

역대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팀의 저력은 대단했다. 아산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년 연속 챔피언으로 가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와의 2023~2024 WKBL 챔피언결정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68-62로 이겼다. 지난 시즌 통합 MVP를 차지한 베테랑 김단비(17점)와 주포 박지현(18점), 승부처마다 3점을 꽂아 넣은 나윤정(13점) 등 고른 득점포가 빛났다.

KB는 주포 강이슬이 20점을 넣고, 박지수는 20점 16리바운드로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며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더블더블(13회) 공동 1위 대기록을 썼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여러모로 기분 좋은 승리다. 정규시즌 6번 맞대결에서 2승 4패로 열세였고, 홈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던 KB를 꺾었다. 무엇보다 역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1.9%나 된다.

1쿼터에서는 박지수의 높이와 강이슬의 고감도 슛을 앞세운 KB가 16-10으로 리드했다. 강이슬이 1쿼터에만 10점을 꽂아 넣으며 KB가 손쉽게 경기를 리드할 것처럼 보였지만,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팀(11회)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2쿼터 들어서부터 양 팀의 승부는 불을 뿜었다. 우리은행은 쿼터 초반 체력 안배 차원에서 박지수가 빠진 틈을 타 기세를 올렸다. 김단비의 먼 거리 3점, 이명관의 드라이브인 득점으로 16-15,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박지수가 다시 코트에 들어와서도 3점과 골 밑 공격을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를 공략했다. 쿼터 중반 김단비 어시스트에 이명관의 3점이 터지면서 22-21, 처음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쿼터 막판까지 박혜진, 김단비 등 베테랑 선수의 득점이 터지며 집중력을 발휘한 우리은행이 33-32, 1점 차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3쿼터 초반 베테랑들이 살아나기 시작한 우리은행이 제대로 기세를 올렸다. 김단비의 연속 3점에 주포 박지현의 2점으로 41-34, 7점 차까지 리드 폭을 벌렸다.

이에 질세라 KB는 쿼터 중반부터 3점이 불을 뿜으면서 전세를 역전시켰다. 강이슬의 연속 3점, 이윤미의 3점이 터지면 45-41로 순식간에 점수를 뒤집었다. 박지수의 골 밑 플레이까지 살아나면서 53-46으로 격차를 더 벌렸다.

4쿼터 들어서도 KB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7분 50여 초를 남기고 상대 공격을 블록한 박지수는 홈팬들을 향해 포효하며 응원을 독려했다. 6분 27초를 남기고 이윤미의 3점까지 터지면서 58-48, 이날 경기 처음으로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서나갔다.

이때부터 우리은행의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나윤정의 3점을 시작으로 박지현, 박혜진의 2점, 최이샘의 3점에 이어 나윤정의 2점이 잇따르면서 2분 51초를 남겨두고 60-60 동점을 만들었다. 1분 26초를 남기고 나윤정이 다시 3점을 집어넣으며 63-60 역전에 성공했다.

KB는 57초를 남겨두고 박지수가 골 밑 득점에 성공하며 62-64, 2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17초를 남겨두고 이윤미의 3점은 림을 외면했고, 우리은행 박지현이 상대 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66-62로 앞서 나갔다. 종료 3초를 남겨두고 박지현이 다시 자유투 2개를 얻고, 다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수훈선수로 꼽힌 김단비는 언제 승리를 직감했느냐는 질문에 “점수 차가 좁혀졌다 벌어졌다 반복했다. 그냥 계속 꾸준히 하다 보니까 경기가 5초 남겨지고, 3초 남겨져 있더라”며 접전에 혀를 내둘렀다. 박지수를 잘 막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100프로 120프로 한다고 해도 잘 막을 수 없는 대단한 선수다. 내가 잘 막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은 경기 각오를 다졌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상대가 3점 게임을 걸어올 줄은 몰랐다”면서 “이제 한 경기 이겼을 뿐이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다시 청주 원정 경기로 KB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