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대결의 승자와 최종 승자는 달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선발 대결에서 밀리고도 8회초 ‘빅이닝’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며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역전승을 거뒀다.

애틀랜타는 30일 미국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에 원정 경기에서 9-3 역전승을 챙겼다. 원래 이날 경기는 29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해 하루가 연기돼 이날 열렸다. 즉, 애틀랜타와 필라델피아에 있어서는 이날 경기가 개막전이었던 셈이다.

이 경기는 애틀랜타의 스펜서 스트라이더, 그리고 필라델피아의 잭 휠러가 맞대결을 펼치는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둘 모두 팀은 물론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 중 한 명으로, 불꽃튀는 투수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4회까지 두 투수 모두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그 균형은 5회말 무너졌다.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브랜던 마쉬가 볼카운트 2-2에서 스트라이크 존 높게 들어온 95.6마일짜리 패스트볼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스트라이더는 이후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결국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최종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볼넷은 2개, 삼진은 8개였다.

반면 휠러는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며 6이닝 5안타 무볼넷 5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적어도 선발 대결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애틀랜타를 이긴 모습이었다.

그런데 7회부터 등장한 필라델피아의 불펜진이 모든 것을 망쳤다. 휠러의 뒤를 이어 등장한 맷 스트람이 마이클 해리스에게 안타, 1사 후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2루타를 맞고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애덤 듀발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 휠러의 승리를 날렸다.

기세를 탄 애틀랜타는 8회초 대거 7점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애틀랜타는 8회에만 안타와 볼넷을 각 4개씩 얻어내며 필라델피아의 불펜 투수들을 두들겼다. 맷 올슨은 8회에만 2루타 2개를 작렬하며 물꼬를 텄다. 필라델피아는 9회말 닉 카스테야노스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이미 벌어진 차이가 너무 컸다.

올슨이 5타수3안타 3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인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도 4타수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