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7회 추가 득점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신민재가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3-1에서 4-1로 달아났던 LG는 롯데 투수가 임준섭으로 바뀌자마자 홍창기가 또 좌전 안타를 쳐 기회를 이어갔다.

벤치에서는 2번 타자 문성주 대신 김범석을 투입했다. 롯데는 좌투수 임준섭을 내리고 최이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범석은 최이준의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2루까지 도달했다. 1·2루 주자가 모두 홈인했다. 기세를 이어 김현수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김범석의 대주자 안익훈까지 홈인했다.

7회 대거 4득점으로 LG는 7-2로 승리했다.

김범석의 한 방이 가장 많은 집중을 받았던 경기였다.

김범석은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대형 포수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이 “김범석이라는 이름의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김범석의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 지난해 말 1루수 전향을 꾀하는 등 팀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런데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 체중 관리에 실패해서 염경엽 LG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더불어 내복사근 부상까지 입어 캠프에서 낙마해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지난 12일 김범석을 등록하면서 전력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다시 포수로서의 역할을 맡겨 양성을 시키는 중이다. 박경완 코치가 전담 마크하고 있다.

염 감독은 16일 롯데전을 앞두고도 “연습을 아마 피나게 할 것”이라며 “2군에서 할 수 없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범석이는 지금 훈련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경기도 투수들의 공을 받고 익숙해지기 위한 연습을 한 다음에 나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서는 김범석이 경기에서의 역할은 대타다. 염 감독은 “경기를 하면 훈련을 할 수가 없지 않나. 2군에서 계속 경기를 하면 1루수로 뛰어야되고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런데 1군에서는 훈련에 전념할 수 있다. 1대1로 레슨을 받을 수 있다. 더 효과적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범석은 이날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했다. 경기 후 “한 타석 준비하기 위해 경기장에 먼저 나와서 방망이를 치고 또 친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박경완 코치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려주시려고 하고 운동 일정도 정해주셔서 나는 실행만 하면 된다. 나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어서 코치님과 운동하는게 정말 좋다”라며 “아직 1군에 올라온지 얼마 안 됐으니까 많이 배려를 해주신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하라고 해주셔서 많이 도움받고 있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체중 관리를 하지 못한 여파로 질타를 받아야했던 김범석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힘든 시간이었다”며 “그래도 2군에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이어 “그 때 예상치 못한 부상을 입어서 많이 속상했다. 선배님들도 코치님들도 한국으로 돌아갈 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언젠가는 다시 올라올 테니까 준비 잘 하고 있어’라고 해주셨다. 나도 그 말 듣고 마음 잡고 다시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제는 힘든 시간을 모두 딛고 다시 기지개를 펴려 한다. 그는 “감독님이 항상 저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주시니까 나는 준비만 하면 될 것 같다”며 “안주하지 않고 내 할 일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일단 대타로서의 활약은 만점이다. 지난 14일 두산전에서도 대타로 안타를 쳤고 이날은 장타를 뽑아냈다. 2루에서 기쁨을 온 몸음로 표현했다.

김범석은 “대타로 나오기 전 현수 형이 ‘절대 긴장하지 말고 재미있게 하고 와라. 긴장하지 말고 후회 없이 돌리고 오라’고 했다”며 “투수가 투심패스트볼에 강점이 있고 직구가 올 거라 생각해서 확인하고 바로 쳤다”고 했다.

일단 타격 자세에서부터 자신감이 있다. 김범석은 “타격은 자신있다”라며 눈을 빛냈다.

이제는 단순히 대타가 아닌 팀의 미래를 짊어질 포수로서 성장하는 단계를 밟아야한다. 김범석은 “감독님이 원하는 것도 나중에 주전 포수로 성장해줬으면 좋겠다고 계속 이야기를 해주신다. 앞으로 잘 준비해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