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변수’로 다 잡았던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놓쳐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을 향해 티에리 앙리가 퇴장이 바르셀로나가 탈락한 이유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바르셀로나는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쿰파니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4로 패했다. 1차전 원정에서 3-2 승리를 거둬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열린 2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주며 합산 스코어 4-6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사비 감독은 경기 도중과 후에 심판 판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바로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의 퇴장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12분 하피냐의 왼발 슈팅으로 앞서 나갔으나 전반 29분 아라우호가 공을 몰고 질주한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저지하려다가 넘어뜨려 곧바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수적 열세에 빠진 바르셀로나는 결국 킬리안 음바페에게 멀티골을 내주는 등 4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계속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하고 급기야 후반 11분에는 분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경기장 기물을 걷어찬 사비 감독도 퇴장당했다.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와 사비 감독에게 부여된 레드카드 2장, 그리고 옐로카드 5장을 받았다. PSG는 옐로카드만 4장을 받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경기 후 사비 감독과 무비스타 플러스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심판은 너무 최악이었다. 그의 판정은 재앙 수준이었다고 직접 얘기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심판을 향한 사비 감독의 공격적인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나는 심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있다. “(아라우호의) 레드카드는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우리는 매우 속상하고 화가 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반칙 정도로 레드카드를 꺼낸 것은 너무 과했다. 불필요한 퇴장이 경기를 망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사비 감독의 주장에 대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전설이자 현 프랑스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티에리 앙리는 그들의 패배가 심판 판정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BBC에 따르면 앙리는 CBS와 인터뷰에서 그들의 혼란은 그들이 자초한 것이라며 “바르셀로나는 10명으로 내려갈만 했다. 그 페널티킥은 분명한 페널티킥이었다”고 했다.

앙리는 패배의 요인을 단순한 수적 열세에서 찾지 않았다. 그가 분석한 바르셀로나의 패배 원인은 ‘당황’이라는 두 글자였다. 앙리는 “그들이 (아라우호의 퇴장 이후) 내준 골은 단순히 10명이서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다. 당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며 “(경기 도중) 당황하면 어떤 타이틀도 얻을 수 없고, 챔피언이 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앙리는 어려운 상황이라도 당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앙리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당황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당황할 경우) 그것은 당신을 덮칠 것이고, 나아가 팀 전체를 덮칠 것이다. 그러면 다음에 일어날 일은 모두가 알고있듯 기세가 PSG로 가게 된다. 그리고 경쟁에서 멀어진 그들(바르셀로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